"2분기도 어려워"…보릿고개 넘는 LG엔솔, '투자'도 줄인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 2024.04.25 15:43

(종합)

LG에너지솔루션이 올해 2분기까지 수익성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CAPEX) 역시 기존 목표였던 10조원에서 하향조정한다는 방침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25일 지난 1분기 매출 6조1287억원, 영업이익 15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9%, 영업이익은 75.2% 감소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금액 1889억원을 제외할 경우 '적자'에 그쳤다.

회사 측은 전방 시장 수요 둔화, 가동률 조정 등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 메탈가 하락으로 인한 원재료 투입 시차(Lagging) 효과, 미국 미시간 법인의 신규라인 전환에 따른 일부 생산라인 중단 등을 실적 부진의 이유로 설명했다.

2분기 전망도 밝지 않았다. 실제 유럽 수요가 흔들리며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공장 가동율은 50%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주 고객 중 한 곳인 테슬라의 판매가 부진에 빠진 점 역시 악재다.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공세 역시 거세지고 있다.

이날 이창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 직후 컨퍼런스콜을 통해 "2분기 매출은 증가할 전망이지만 기대했던 수준에는 다소 못미칠 가능성이 있다"며 "2분기까지 메탈가 하락에 따른 원재료 투입 시차 영향이 미치고 있어서, 1분기 대비 유의미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금리 국면 속에 캐즘(Chasm. 일시적 수요정체) 현상이 지속되며 불확실성이 극대화됐다는 진단이다. 불황이 지속되자 미국과 유럽의 탄소감축 목표 역시 일부 후퇴하기 시작했다. 회사 측은 2030년 전기차 침투율 전망을 기존 50% 수준에서 40% 중반대로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공장
이같은 시장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 속도조절' 카드를 꺼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당초 작년과 유사한 10조원 수준의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었지만, 이 계획을 재검토키로 했다. 수요 감축 현상이 두드러지는 지역에 위치한 폴란드 브로츠와프 및 중국 난징 공장의 증설을 미룰 가능성 등이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북미 지역에 대한 투자계획은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테네시 GM 합작 2공장의 경우 1분기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하반기에는 캐나다 온타리오의 스텔란티스 합작공장도 가동에 들어간다. 내년부터는 애리조나, 미시간, 조지아 등의 생산라인이 완공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인도네시아 현대차 합작공장이 본격 가동을 시작해 양산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창실 CFO는 "설비투자 규모를 줄이고자 한다"라면서도 "중장기 수요 대응 및 북미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 증설에 선택과 집중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투자 우선순위를 철저히 따지고, 투자 집행속도를 조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한 미래 시장 대응에도 적극 나선다. 우선 오창 에너지플랜트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46-시리즈 생산을 시작, 오는 3분기부터 제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지난해 말부터 중국 난징에서 양산을 시작한 에너지저장장치(ESS)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도 북미 및 유럽 시장으로 공급을 확대한다. 지난 3월에는 퀄컴 테크놀로지와 함께 첨단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진단 솔루션 개발을 협력키로 했다.

김동명 사장은 "올 한 해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이 예상된다"면서도 "근본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꾸준히 실현해 압도적 기술리더십을 갖출 수 있는 기반을 단단히 준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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