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전재정 기조 속 '깜짝 성장', 긍정적…경기 회복 단언은 일러"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4.04.25 16:01
GDP 성장률 추이/그래픽=이지혜
경제 전문가들은 1분기 우리 경제가 1.3% '깜짝 성장'한 것을 긍정평가했다. 무엇보다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양호한 경제성장을 이뤄낸 것을 긍정적으로 봤다. 수출 개선세가 확연한 만큼 올해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높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우리나라 경제가 완전한 회복 사이클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가 대외변수에 취약한 데다 내수 반등이 지속적으로 이뤄질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와 자동차쪽에서 호조를 보이며서 수출이 좋게 나왔고 내수에서는 건설부문이 뒷받침되면서 1분기 성장률이 1.3%까지 나왔다"며 "긍정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0.5~0.6% 성장을 전망했던 시장도 놀란 눈치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22년 하반기 이후 분기 성장률 0.6%를 넘지 못했던 국내 성장률이 분기성장률 1% 이상 반등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이 기존 2.1%에서 2% 중반 내외 정도까지 상향 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성장률을 높이려고 빚을 내지는 않겠다'는 정부가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한 채 기록한 호실적이란 점에 대한 호평이 뒤따랐다.

강 교수는 "지난 정부도 그렇고 지지난 정부도 마찬가지로 매년 추경(추가경정예산)을 했었는데 요새는 최소한 추경 얘기는 안 하지 않느냐"며 "정부가 세수 부족 등 어려움은 있었지만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양호한 성장률을 냈다는 점은 평가 받을만 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분기 호실적에 따라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1분기 성장률이 너무 좋게 나와 올해 경제성장률 상향 조정을 크게 해야할 것 같다"며 "2분기, 3분기, 4분기 성장률이 아무리 안좋게 나와도 연간 성장률이 최소 2.3% 이상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기가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고 경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로 불거진 중동발(發) 지정학적 위기를 비롯한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인하 지연에 따라 한국은행의 금리인하가 뒤로 밀릴 수 있단 점도 성장률에는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

강 교수는 "대외변수에 취약한 우리 경제 현실을 감안하면 향후 성장 경로에 중요한 변수는 지정학적 불안과 금리"라며 "이른바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 위기 속에서 이스라엘과 이란간 충돌이 확전하면 유가에 영향을 주고 유가는 물가상승을 불러와 금리에도 여파를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우리 입장에선 금리를 인하할 필요성이 상당히 있지만 미국과 금리차가 이미 2%p인 까닭에 환율 불안, 자금 이탈 가능성 등으로 미국보다 먼저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꼭 미국을 따라가야 하는 건 아니지만 우리나라 여건상 대외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의 금리인하 시점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고 그렇게 되면 아무래도 경기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모멘텀이 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내수 회복세가 지속될지도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1분기 내수 관련 지표가 잘 나오긴 했지만 수출에 비해 성장을 견인하는 힘은 약해보인다"며 "특히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소득이 많이 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민간소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을지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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