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는 당초 내년 하반기에 2나노 공정을 도입한 뒤 2027년에 1.4나노 공정에 도입한단 계획을 밝힌 바 있는데, 그 중간 단계로 1.6나노 공정으로 생산하는 계획을 이번에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TSMC는 1.6나노 기술은 스마트폰 회사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회사가 먼저 채택할 공산이 크다고 봤다. 케빈 장 TSMC 수석 부사장은 "AI 반도체 회사들은 우리가 가진 모든 성능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설계를 최적화하기 원한다"며 AI 반도체 회사들의 요구로 1.6나노 공정(회사는 A16으로 부름)을 예상보다 빠르게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1.6나노 반도체 제작에 그동안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네덜란드 ASML의 하이-NA(High-NA·고개구율)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사용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장 부사장은 덧붙였다. 인텔은 지난주 1.4나노 반도체 개발을 위해 대당 3억7300만달러(약 5095억원)에 달하는 이 장비를 최초로 사용한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나노는 반도체 회로 선폭의 단위로, 숫자가 작을수록 더 뛰어난 성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14나노 이하는 첨단 반도체로 분류되며, 현재 생산되는 최첨단 반도체로는 삼성전자와 TSMC의 3나노 공정 반도체가 있다. 이후 1~2나노 공정의 최첨단 반도체를 두고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파운드리 본격 재건에 나선 인텔은 올해 말부터 1.8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에 나선 뒤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한단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도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공정 반도체 양산에 들어간단 계획이다.
로이터는 이날 TSMC의 발표로 1.4나노급 반도체 양산에서 TSMC를 추월할 것이란 인텔의 주장에 의문을 던졌다고 짚었다. 기술분석회사 테크인사이트의 댄 허치슨 부회장은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지만 일부 지표에서 인텔이 앞서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기술자문회사 티리아스리서치의 케빈 크루웰 대표는 "인텔과 TSMC 모두 기술을 실제 구현하기까지 아직 몇 년이 남았다"며 "실제 제품이 계획과 일치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리서치회사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는 약 60%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약 13%로 2위며, 대만 UMC가 6%로 3위다. 인텔은 미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바탕으로 2030년까지 업계 2위로 도약한단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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