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떠나시겠어요?" 의대교수 사직 D-1 서울대병원 가보니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04.24 15:31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암센터 앞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환자 옆에 있어야 의사 선생님들의 주장에도 더 힘이 실리지 않을까요? 의료진분들의 입장도 있겠지만 (사직서 제출은) 좀 무책임하지 않나 싶어요.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한다는 생각도 들고요."

전국 의대 교수들의 사직과 휴직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보호자 A씨가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이날 아이의 안과 진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

진료를 대기 중이던 B씨도 "교수님들이 환자들을 두고 진짜 떠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만약 주 1회 휴진이 현실화된다면 앞으로 외래 대기는 더 길어질 것 같아 걱정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날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기자회견에서 "오는 30일 하루 동안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전면적인 진료 중단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참여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절반 이상이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또 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원장을 포함한 최소 4명 필수의료과의 교수들이 오는 5월1일부터 사직한다고 했다. 앞서 전국 의대교수들은 지난달 25일 사직서를 제출해 한 달 뒤인 오는 25일 사직 실효 인정을 앞두고 있다.

소아암 환자의 보호자인 C씨는 "원래 진료를 보던 교수가 3~4명은 됐는데 이젠 1명이 다 본다. 주말에도 토요일 진료는 했었는데 전임의가 그만두면서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교수들도 사직하고 병원을 떠나는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C씨는 "환자, 보호자의 입장에선 나쁜 쪽으로 진행되는 것 같아 걱정이 크다"며 "원래 병원 진료가 오래 걸리긴 하지만 (전공의 미복귀 이후) 하루를 비우고 와도 아침부터 저녁까지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호소했다.

이어 "어느 순간 의료진이 안 보이면 '사정이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아이들을 사랑으로 봐주시던 분들인데 아이들이 눈에 밟히진 않으셨을까 하는 서운함도 든다"며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고 빨리 끝나서 어떻게든 정리됐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환자의 불안함은 커지지만, 10주째 이어진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은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정부는 "일률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환자를 뒤로하고 그냥 무책임하게 현장을 떠나는 그런 교수님들은 실제로는 없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그러한 선의에 다시 한번 호소를 드리는 바"라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전국 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23일 온라인 총회를 통해 전국 의대교수들의 사직 의지를 재확인했다. 전의비는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는 관계없이 (사직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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