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중국 전 수출품목에 60%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조 바이든 현 행정부도 중국산 철강에 3배의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러나 상당수 무역업계 종사자들은 누가 집권하건 중국산을 몰아내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가격 대비 품질이 좋아서 다른 국가 제품으로 대체하기 어렵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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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대비 품질 압도적… 동남아 국가로 대체 안돼"━
중국 남동부에서 트럭 부품을 들여다 미국에 파는 잭 진은 "우리 고객의 50%가 미국인인데 그들은 내가 중국에서 사서 넘기는 가격의 4배에 미국에서 되판다"며 "관세 때문에 다른 곳에서 물건을 떼 올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이외의 공급망을 알아보고 있는 업체들조차 중국 물품 비중을 크게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국 자동차 악세서리 수입업자인 알렉스 스튜던트는 비상 시를 대비해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 이외에 다른 공급망을 찾아봤다.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접촉했고, 베트남산 일부는 들여와 보기로 했으나 중국산과 경쟁이 아직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그는 "최악의 시나리오에서도 우리 회사는 사업 비중 75%는 중국에 둘 것 같다. 더 낮추긴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산 제품은 심지어 저개발 국가 입장에서도 싸다. 탄자니아에서 기계무역회사를 운영하는 다니엘 룰란달라는 캔톤페어에서 제조사들이 제시한 가격을 받아보고는 중국산 기계를 들여 본국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기계값이 약 8000달러로 생각보다 저렴하다보니 3개월 안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중국에 좀 더 일찍 왔다면 더 좋은 기회가 많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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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가죽 벗기는 법은 여러가지…손해보는 건 미국 소비자"━
예전과 달리 중국과 신흥국 사이의 무역 비중도 커졌다. 가구회사 구매자로 박람회에 참석한 새뮤엘 잭슨은 통신에 "유럽 제조사가 만드는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중국은 매우 유사한 수준의 제품을 만들어준다"며 "관세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순 있어도 중국은 너무 큰 나라다. 중국엔 물건을 팔 다른 나라들도 있다"고 말했다.
무역업자들 사이에 비관론이 없는 것은 아니다. '메이크 인 인디아'(인도에서 생산하자) 캠페인으로 인도 정부가 제공하는 인센티브를 좇아 인도에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고 일부 이미 인도산이 중국산보다 저렴한 품목도 없지 않다.
또 중국의 수출 가격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내수가 부진해 해외 수출에 드라이브를 걸 수밖에 없다는 반증이다. 수출 증가로 중국이 올해 목표치인 5% 성장률을 달성할 수는 있을지언정 내수 강화라는 장기 계획은 그만큼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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