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비대위 "오는 30일 휴진, 내달 일부 사직…증원 1년 유예하자"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04.24 12:17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이 24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방재승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이 24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30일 하루 동안 응급·중증·입원 환자 등을 제외한 진료 분야에서 개별적으로 전면적인 진료 중단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연구를 통해 증원을 결정하자고도 제안했다.

서울의대 비대위는 지난 23일 오후 5시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강남센터 교수진이 참여하는 총회를 진행해 진료 중단, 사직 제출 등을 논의했다. 오는 30일 진료 중단에 참석하는 교수는 과반수로 예상된다.

방 위원장은 "두 달 이상 지속된 초장시간 근무로 인한 체력 저하와 의료 공백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진료를 위해 하루하루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의료인으로서 몸과 마음의 극심한 소모를 다소라도 회복하기 위한 것"이라며 "심각해지고 있는 의료진의 번아웃 예방을 위한 주기적인 진료 중단에 대해서는 추후 비대위에서 다시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방 위원장이 이끄는 제2기 서울의대 비대위는 오는 30일까지 임기를 진행한다. 이후 제3기 비대위로 전환해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연구·제시와 의료 사태 종결을 위한 활동을 이어간다.

오는 25일부터 서울대병원 의료진 공백도 예고됐다. 방 위원장은 "정부의 비합리적이고 독선적인 정책 수립 및 집행에 대한 항의와 올바른 의료 개혁을 위한 정책 개선을 요구하기 위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지난달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으며 개별 교수의 제출일로부터 30일이 지난 시점부터 개인의 선택에 따라 사직을 실행한다"고 말했다.

특히 방 위원장은 "정부가 어제 '교수 사직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을 거다'고 매도했다. 전공의, 의대생을 볼 면목도 없고 그 이야기를 듣고 '사직 안 하겠다. 전공의 돌아오라'고 하면 되겠냐"며 "저를 포함한 서울의대 수뇌부(4명가량)는 오는 5월1일부터 사직한다. 환자분들껜 죄송하지만 의료 붕괴는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사직 실효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징계를 감내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사진 왼쪽부터 방재승 서울의대 비대위원장과 배우경 서울의대 비대위 언론대응팀장(분당서울대병원 교수)가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과학적 연구를 통한 의사수 도출을 제안했다./사진=구단비 기자
서울의대 비대위는 증원 1년 유예를 재차 강조했다. 방 위원장은 "의사 정원에 대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개혁 시나리오를 반영한 필요 의사 수의 과학적 추계'에 대한 연구 출판논문을 공모한다"고 제시했다. 다만 논문 공모를 통한 추계기간이 8~12개월로 예상된다.

방 위원장은 "전공의들은 1년 유예 정도면 돌아오겠다는 의견도 있다"며 "과학적 연구를 통한 충분한 근거가 마련되기까지 현재 의대 증원을 중단해달라"고 호소했다. 서울의대 비대위 언론대응팀장인 배우경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도 "10년 뒤 나올 인력을 500명 정도 줄이는 정부의 증원 감축은 의사단체에선 합의로 볼 수 없을 것"이라며 "증원 폭을 줄여서 얻는 의료계의 이득이 별로 없다"고 했다.

방 위원장은 비대위 임기가 종료돼도 가칭 '의료개혁TF(태스크포스)팀'을 통해 의사 증원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고도 강조했다. 방 위원장은 "진료, 연구, 교육 중 연구와 교육은 되지 않고 있고 진료만 하는데 그것마저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환자 수십명을 당장 살리는 것보다 붕괴하는 의료 시스템을 막으려고 최선을 다했다. 연구를 통해서 진짜 2000명 증원이 나올지 감축이 나올지 도출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공백 현실화를 앞둔 의료진으로서 사과도 있었다. 배 교수는 "교수들이 사직하는 것은 환자를 버리기 위한 것이 아니다. 남아 있는 교수들은 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그런데도 의료공백으로 불안감을 갖고 계신 환자, 환자 보호자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했다.

정부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한 전공의의 미복귀가 10주째를 맞이한 가운데 서울의대 교수들을 비롯한 전국 교수들의 사직이 오는 25일부터 진행된다. 전국 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도 지난 23일 온라인 총회 후 "예정대로 오는 25일부터 사직이 시작된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정부는 "일률적으로 사직 효력이 발생한다고 볼 수 없다"며 "대화 자리로 나와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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