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3시(현지시간) 기준으로 홍콩 증권거래소에서 중궈신지(SMIC, HK:981)는 전일 대비 0.54홍콩달러(3.77%) 오른 14.88홍콩달러를 나타낸다. 최근 일년간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엔비디아, 삼성전자 등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SMIC의 주가는 35%대 떨어졌다.
중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인 중학개미도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SMIC는 국내 투자자들에게 인기 종목이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내 투자자는 SMIC를 3229만5996달러(약 442억9395만원)어치 매수했다. 이 기간 홍콩 주식 매수 상위 9위였다.
이 영향으로 SMIC의 실적은 눈에 띄게 역성장했다. SMIC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8.61% 줄어든 452억5000만위안, 순이익은 60.25% 줄어든 48억2300만위안이었다. 그나마 분기 매출은 1분기 102억위안, 2분기 111억위안, 3분기 118억위안, 4분기 122억위안으로 점차 증가세였다.
미국의 견제를 받으면서 자국 시장 의존 비율은 더 높아졌다.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SMIC는 지난해 매출 기준으로 파운드리 기업 가운데 전 세계 4위, 중국 내 1위를 차지했다. SMIC의 전체 매출 중 중국 지역 매출 비중은 전년보다 늘어나 80%를 초과하게 됐다. 수출은 역성장한 것이다.
주가에 긍정적인 점은 SMIC의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SMIC는 지난해 8월 화웨이가 내놓은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에 자체 개발한 7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 '기린9000'을 탑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SMIC가 미국의 수출 제재를 뚫고 7나노 공정을 구현했다고 봤다.
중국 증권가에서는 SMIC가 반도체 업황 개선 바람을 타고 실적이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전망한다. 올해 SMIC는 12인치 웨이퍼 공정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적 개선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SMIC의 자본지출은 지난해(528억위안)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미중 갈등 지속은 여전히 투자 위험 요소다. 중국 산시증권의 가오위양 연구원은 "SMIC의 반도체 사업은 원자재, 부품, 장비 및 서비스 지원에 대한 요구 사항이 높다"라며 "이와 관련한 공급업체는 거의 없을뿐더러 대부분이 해외에 있다. 핵심 공급업체의 공급 부족, 배송 지연, 가격 인상, 지정학적 위기는 기업의 운영 및 지속 가능한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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