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층' 세계서 가장 높이 올렸다…삼성전자, 업계 첫 '9세대 V낸드' 양산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 2024.04.23 16:37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적층(셀을 쌓아올린 것)단수를 적용한 9세대 V(vertical·수직) 낸드플래시를 이달부터 업계 최초로 양산한다/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업계 최고 적층(셀을 쌓아올린 것)단수를 적용한 9세대 V(vertical·수직) 낸드플래시를 업계 최초로 양산하며 기술력을 또한번 입증했다. AI(인공지능)시대 도래로 서버용 저장장치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초격차 전략으로 시장 리더십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글로벌 낸드플래시 점유율 1위를 20년 넘게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달부터 양산하는 1Tb(테라비트) TLC(Triple Level Cell) 9세대 V낸드(V9)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 가능한 최고 단수다. 낸드플래시는 저장 공간인 셀을 여러층 겹겹이 쌓아 저장 용량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낸드플래시 기업들이 '적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V9의 적층 단수는 업계 최고 수준인 286단으로 추정된다.

V9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더블 스택' 구조다. 더블 스택은 채널 홀(한 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홀)을 두 번 뚫는다는 의미다. 낸드 플래시는 단수가 높아질수록 적층 공정 기술난도가 높아지는데, 이를 최소한의 공정으로 쌓아올려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같은 작업을 덜 반복할수록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는 300단 안팎의 낸드플래시의 경우 기술적 한계 때문에 반도체 기업들이 채널 홀을 세 번 뚫는 트리플스택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전자가 적층 기술력을 끌어올려 더블 스택으로 이를 구현해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채널 홀 에칭'공정 기술로 업계 최대 단수를 한번에 뚫으며 더블 스택을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채널 홀 에칭 기술은 몰드층을 순차적으로 적층한 다음 채널 홀을 만드는 기술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앞서 321단 낸드 샘플 칩을 앞서 공개한 바 있는데 이는 트리플스택을 사용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한번에 150단을 뚫을 수 있는 반면 경쟁사는 100단 정도를 뚫을 수 있다는 의미로, 300단 안팎의 낸드를 만들려면 삼성전자는 두번의 공정을 반복하지만 경쟁사는 이를 세번 반복해야 한단 얘기다.

2023년 4분기 낸드플래시 글로벌 점유율/그래픽=조수아
삼성전자는 월등한 제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AI 시대 낸드플래시 기술 주도권을 가져간다는 계획이다. 추론용 AI 서버는 영상과 음성 등 텍스트 데이터보다 더 큰 저장 용량을 요구하고, 또 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대용량 저장장치가 필수적이다. 고용량 낸드 솔루션인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요구가 커지면서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글로벌 낸드플래시 매출이 지난해 387억달러(53조3480억원)에서 2028년 1148억달러(158조2518억원)로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연평균 24%의 성장률이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신기술을 확보해 낸드플래시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단 방침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42억달러로 집계돼 시장 점유율 36.6%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엔 'QLC(Quad Level Cell) 9세대 V낸드'를 양산할 예정이다. 또 향후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고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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