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이달부터 양산하는 1Tb(테라비트) TLC(Triple Level Cell) 9세대 V낸드(V9)는 더블 스택 구조로 구현 가능한 최고 단수다. 낸드플래시는 저장 공간인 셀을 여러층 겹겹이 쌓아 저장 용량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낸드플래시 기업들이 '적층'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다. V9의 적층 단수는 업계 최고 수준인 286단으로 추정된다.
V9에서 또 하나 주목할 점은 '더블 스택' 구조다. 더블 스택은 채널 홀(한 번에 전자가 이동하는 홀)을 두 번 뚫는다는 의미다. 낸드 플래시는 단수가 높아질수록 적층 공정 기술난도가 높아지는데, 이를 최소한의 공정으로 쌓아올려야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같은 작업을 덜 반복할수록 시간과 비용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당초 업계는 300단 안팎의 낸드플래시의 경우 기술적 한계 때문에 반도체 기업들이 채널 홀을 세 번 뚫는 트리플스택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삼성전자가 적층 기술력을 끌어올려 더블 스택으로 이를 구현해냈다. 삼성전자는 "압도적인 '채널 홀 에칭'공정 기술로 업계 최대 단수를 한번에 뚫으며 더블 스택을 가능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채널 홀 에칭 기술은 몰드층을 순차적으로 적층한 다음 채널 홀을 만드는 기술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앞서 321단 낸드 샘플 칩을 앞서 공개한 바 있는데 이는 트리플스택을 사용한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한번에 150단을 뚫을 수 있는 반면 경쟁사는 100단 정도를 뚫을 수 있다는 의미로, 300단 안팎의 낸드를 만들려면 삼성전자는 두번의 공정을 반복하지만 경쟁사는 이를 세번 반복해야 한단 얘기다.
삼성전자는 지속적인 신기술을 확보해 낸드플래시 1위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단 방침이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매출은 42억달러로 집계돼 시장 점유율 36.6%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엔 'QLC(Quad Level Cell) 9세대 V낸드'를 양산할 예정이다. 또 향후 2030년까지 1000단 V낸드를 개발하겠다고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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