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주운 학생에 "거기 좀 있어 봐"… 1시간 기다리게 '몰상식' 부부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4.04.23 15:00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사진=이미지투데이
잃어버린 휴대전화를 주운 고등학생을 1시간 동안 기다리게 한 부부의 태도에 공분이 일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이라고 밝힌 A 학생은 지난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휴대폰 주워서 찾아줬는데 이게 맞냐"고 토로했다.

해당 학생은 밤 9시가 넘은 시간에 놀이터에서 벨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벨 소리를 따라가보니 미끄럼틀 안에 휴대전화가 있었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엄마'라는 두 글자가 찍혀있었다.

전화를 받자 상대방은 대뜸 "폰 주웠어요?"라고 물었다. A 학생은 "네, ○○동 놀이터에서 주웠어요"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상대방은 "거기 좀 있어 봐. 내가 갈게"라고 반말로 얘기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A 학생은 "내 목소리를 듣고 본인보다 어릴 거라 생각했는지 갑자기 반말했다"며 "휴대폰 가지러 오려나 보다 싶어서 계속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화를 마치고 30분이 지났는데도 휴대전화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밤늦은 시각이라 휴대전화를 놀이터에 두고 집에 가려고 했지만, 혹시라도 휴대전화가 다시 분실될까 봐 걱정돼 계속 기다렸다고 한다.

1시간이 지나자 40대 중후반으로 보이는 부부가 놀이터에 나타났다. 이들은 "아 미안해. 고깃집에 있어서 밥 먹는데 (시간이) 좀 걸렸어. 폰 줘"라고 하더니 휴대전화를 건네받고 인사도 없이 자리를 떠났다.


이 학생은 "그 순간 1시간 기다린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더라"며 "한마디 인사도 없이 가버렸다. 휴대폰 주운 사람에게 기다리라고 하고 삼겹살 끝까지 먹고 오는 것도, 오래 기다렸는데 와서 감사 인사 한마디 없이 가는 것도…이게 맞는 거냐"고 물었다.

그는 "오늘 공부하다 좀 일찍 집에 와서 기분이 좋았다. '빨리 씻고 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그냥 있던 자리에 두는 게 제일 좋다", "부부가 끼리끼리네", "반말 들었을 때 똑같이 '언제 오는데?'라고 했어야지", "이러니까 점점 세상이 각박해지는 것" 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핸드폰찾기콜센터
핸드폰찾기콜센터에 따르면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를 습득했을 경우 가까운 우체국이나 경찰서에 맡겨야 한다. 다른 사람의 물건을 습득하고도 신고하지 않는다면 점유이탈물횡령죄로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 또는 과료에 처한다.

휴대전화를 습득한 장소에 따라 절도죄가 적용될 수 있다. 학교와 병원, 식당, 은행 등 관리자가 있는 곳에서 습득한 휴대전화를 관리자에게 맡기지 않고 가지고 나왔다가 적발되면 주인에게 돌려줄 의사가 있었다고 해도 이를 명확히 증명하지 못할 경우 절도죄가 성립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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