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기후변화 '적응' 전략

머니투데이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이사 | 2024.04.24 02:05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이사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으로 기후변화가 꼽혔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24년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는 현시점에서 글로벌 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1위를 기상이변으로 평가하며 앞으로 10년간 가장 크고 광범위한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기후위기가 극단적인 기후현상을 넘어 생물다양성 감소, 식량위기, 오염 등의 또 다른 리스크를 낳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 결과만 봐도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인류의 최대과제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접근방식은 크게 '완화'와 '적응'으로 구분할 수 있다. 완화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거나 흡수원을 늘림으로써 미래 기후 변화도를 낮추는 것을 말한다.

적응은 현재 일어나고 있거나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기후변화의 영향에 대한 대응역량을 키우고 발전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다. 기후적응은 이미 진행되는 기후변화로부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그 예로 가뭄대비를 위한 저수지 확충, 해안가 방벽 구축 등이 해당된다.

과거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대응정책은 적응보다 완화에 초점을 뒀다. 완화는 기업의 배출량 감축대상과 목표를 설정할 수 있고 저탄소기술 등 산업발전과 연계해 정책을 수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적응은 기후변화의 피해가 사회 전반에 걸쳐 발생해 정책방향을 획일화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에선 완화뿐만 아니라 적응전략도 중요하다.

한번 배출된 온실가스는 짧게는 수십 년, 길게는 수백 년까지 대기 중에 남아 있다. 오늘부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이 중단되더라도 앞으로 수십 년간 지구의 기온은 오르고 해수면 온도도 상승해 기후변화가 한동안 지속된다는 의미다.

게다가 그 피해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는 국가보다 지리적으로 취약한 위치의 국가, 사회·경제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개발도상국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더한다.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협업체계를 갖춰야 한다.

중앙정부가 수립한 적응대책을 지방단체별로 신속히 추진하고 모니터링하는 실무적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지리적, 인적·물적자원 등 다양한 요소가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지역별 이행능력에 차이가 존재하므로 이행, 연구 및 관찰, 공유 등의 과정이 반복적으로 필요하다.

또한 생태계 변화, 자연재해 등 기후변화 영향을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기후변화 영향을 지속적으로 측정하고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기후변화는 산업부문별 자원가격 상승과 생산량 감소, 공급망의 불안정과 이로 인한 생산 및 유통 리스크 증가 등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에 산업계도 산업별 기후변화 적응 기반 및 인프라 확대, 부문별 기후변화 영향관리, 적응기술 개발 및 산업육성 등의 노력으로 대응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완화' 전략과 발전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적응' 전략을 균형적으로 이행한다면 범지구적 기후 회복력은 가속화할 것이다. (황유식 그리너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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