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담배처럼 중독성"…'좋아요' 누르면 포인트 주자 EU 제동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24.04.23 11:37

지난달 프랑스·스페인 등에 출시한 '틱톡 라이트',
중독성 위험 있고 제한연령 확인 장치 없어 "문제"…
24시간 내 보고서 제출 안하면 막대한 과징금 부과

유럽연합(EU)이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틱톡의 보상 프로그램에 중독성 위험이 있다고 보고 운영에 제동을 걸었다./AFPBBNews=뉴스1
유럽연합(EU)이 동영상 기반 소셜미디어(SNS) 플랫폼 틱톡 새 서비스의 보상 프로그램에 중독성 위험이 있다고 보고 운영에 제동을 걸었다. 미국이 중국의 사용자 데이터에 접근 등 정보 유출을 문제 삼은 가운데 유럽에선 SNS 프로그램 중독성 규제 벽에 부딪힌 틱톡이 사면초가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CNBC·알자지라 등 외신을 종합하면 EU 집행위원회는 틱톡이 새로 선보인 '틱톡 라이트'의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집행위는 틱톡 라이트에 도입된 보상 프로그램이 플랫폼 중독 효과 등 위험 요소에 대한 사전 평가 없이 출시됐다며 24시간 내(23일까지)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고 다음 달 3일까지 추가 정보에 대한 답변을 회신하라고 요구했다. 제출 기한을 어길 경우 연간 매출의 최대 1%에 해당하는 과징금과 일일 평균 매출 혹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각각 부과하기로 했다.

틱톡 등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으로 지정된 기업은 DSA에 따라 EU 내에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자체 위험을 완화하는 조처를 취해야 하지만 틱톡 측이 지난 18일까지였던 사전 위험 평가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의무를 위반했다고 집행위는 지적했다.

집행위가 제동을 건 틱톡 라이트의 보상 프로그램은 영상 시청, '좋아요' 클릭, 친구 초대 등을 하면 이용자에게 포인트를 적립해주는 방식이다. 포인트는 바우처나 기프트 카드 등으로 교환할 수 있다.

틱톡 라이트는 지난달 프랑스·스페인에서 만 18세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출시됐다. 그러나 확실한 연령 확인 장치가 없어 어린이 등 미성년자에도 노출, 이용자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EU 집행위는 판단했다. /로이터=뉴스1
틱톡 라이트는 지난달 프랑스·스페인에서 만 18세 이상 이용자를 대상으로 출시됐다. 그러나 확실한 연령 확인 장치가 없어 어린이 등 미성년자에도 노출, 이용자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집행위는 판단했다.

틱톡이 안전성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면 기능 중단을 비롯한 임시 조처가 발동될 전망이다. 이미 틱톡 라이트가 도입된 프랑스·스페인은 물론 EU 27개국 전역에서 당분간 사용이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가 DSA 시행 이후 틱톡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하는 것은 지난 2월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선 조사에서 틱톡이 미성년자 보호, 광고 투명성, 중독성 디자인 등 유해 콘텐츠의 위험 관리와 관련된 규정을 위반 했는지 여부를 살피고 있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짧고 빠르게 지나가는 끝없는 동영상 스트리밍은 재미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어린이들이 사용할 경우 중독, 불안, 우울증 등에 빠질 수 있다"며 "우리는 '틱톡 라이트'가 '라이트 담배'만큼 유해하고 중독성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DSA는 SNS에서 허위 정보나 불법·유해 콘텐츠 유통을 막기 위해 지난해 8월 도입됐다. 틱톡을 비롯해 엑스(X)·페이스북 등 19개 대형 SNS 플랫폼은이 특별 감독 대상으로 규제를 받는다. 법을 위반하면 전 세계 연간 매출의 최대 6%에 해당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한편 미국 하원은 지난 20일 틱톡 강제 매각 법안을 찬성 360표, 반대 58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270일 이내에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상원에서도 조만간 표결에 부쳐지는데 이변이 없는 한 해당 법안은 통과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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