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판사 양지정)는 23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강용석 변호사와 김세의 가세연 대표에 대해 "전체적으로 봤을 때 원심의 판결 이유가 잘못됐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외제차를 탄다는 것이 부러움 대상 될 수 있겠으나 그 자체로 명예훼손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외제차를 탄다'는 내용이라도 발언 목적이나 취지는 공직 후보자였던 부친에 관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해당 사안의 공익성을 인정했다.
또 재판부는 "제보 메일에 같이 다니는 학생이 아니면 알기 어려운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됐는데 내용의 대부분이 사실로 드러났다"며 "이 중 작은 부분인 외제차 관련된 내용만 기소가 이뤄진 점을 참작했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자칫 명예훼손이 될 수 있는 사안이라 비슷한 행동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며 "두 분(강용석·김세의)이 어떤 이유로 관계가 어그러진 줄 모르지만 가족에 대해서 비방하는 건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고가 끝난 후 강 변호사는 취재진을 만나 "명예훼손 법리를 적절히 활용해 현명한 판단 내려준 것 같다"며 "검찰도 사법부의 판단 존중해 상고를 안 하면 어떨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취재진에게 "(공소사실은) 지금은 고인이 된 김용호가 돌발적으로 한 발언"이라며 "어쨌든 가세연 대표로서 결국 책임져야 할 부분이기에 잘못된 부분이 맞다고 본다"고 전했다. 이후 김 대표는 손뼉을 치며 법원을 떠났다.
함께 재판에 넘겨졌던 김용호 전 스포츠월드 기자는 2심 재판 중인 지난해 10월 사망하면서 공소가 기각됐다.
앞서 강 변호사 등은 2019년 8월 가세연 유튜브 방송 중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주차된 빨간색 포르쉐를 공개하면서 "조씨가 빨간색 스포츠카를 타고 다닌다"고 주장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가세연 출연진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조 씨가 빨간색 포르쉐를 타고 다닌다는 이들 발언이 허위 사실이라는 데 동의한다"면서도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가 침해됐다고 보기는 어려워 명예훼손죄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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