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는 2019년부터 미국의 제재를 받아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으나 지난해 8월 러몬도 장관의 방중에 맞춰 7나노급(㎚·1㎚=10억분의 1m) 반도체가 탑재된 스마트폰 '메이트60 프로'를 출시해 세간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인터뷰 진행자가 장관의 답변 중 '우리'라는 단어가 "'대만'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묻자 러몬도 장관은 "그렇다(fair)"고 답했다. CBS에 따르면 미국이 세계 최고의 반도체를 설계하지만 그 가운데 90%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가 있는 대만 공장에서 생산된다. 이는 조 바이든 정부가 반도체법을 통해 인텔, TSMC, 삼성전자 등 글로벌 업체들에 막대한 보조금을 주면서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는 것과도 무관치 않다.
러몬도 장관은 화웨이 제품이 보여준 건 "수출통제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대중 반도체 수출통제 고삐를 죄겠단 입장도 거듭 밝혔다. 그는 "중국은 매일같이 우리의 규제를 우회할 방법을 찾는다"며 "그러면 우리는 매일같이 더 집요하고 공격적으로 된다"고 했다. 또 이와 관련 최근의 국가안보는 반도체, 인공지능(AI), 드론 같은 기술이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한중과학기술협력센터(KOSTEC)는 지난 19일 베이징 포스코센터에서 '중국 첨단기술 경쟁력과 미래전략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이우근 칭화대 집적회로학과 교수는 "중국 반도체 시장이 자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갖고 있느냐를 먼저 봐야 한다"며 "중국 내 범용 반도체 시장 공략에선 '초격차'보다 '반격차' 전략이 유효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회사가 한국의 열 배가 넘는 3500여개 정도 가동되고 있다"면서 수직계열화를 이곳 시장의 강점으로 꼽으며, 소규모라도 중국과 반도체 관련 협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교수는 "미중 관계가 개선된다고 가정하면 지금 0% 협력하느냐, 아니면 10~20%라도 협력하느냐는 향후 중국 반도체 시장 공략에서 엄청난 차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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