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비서실장에 '정무통' 정진석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안채원 기자, 안재용 기자 | 2024.04.23 05:00
윤석열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원만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 비서실장에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을 인선했다. 집권 3년차부터는 정무형 비서실장 등을 내세워 '정치'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22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이관섭 비서실장의 후임 인사를 직접 발표했다. 정 의원은 현직 의원인 만큼 국회의장 결재 등 사퇴 절차를 거쳐 임명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신임 비서실장을 여러분께 소개하겠다"며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 사실은 소개가 필요없을 정도로 여러분도 잘 아실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언론인(한국일보 15년 재직(미국 워싱턴 특파원, 논설위원 등 포함)) 경력과 16대부터 5선 국회의원과 국회 부의장 경력, 청와대 정무수석, 국회 사무총장 등을 지낸 사실을 자세히 소개하며 "우리나라 정계에서도, 여야 두루 아주 원만한 그런 관계를 가지고 계시다고 여러분도 아마 잘 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인선 소개에 이어 기자들과 만난 정진석 신임 비서실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더 소통하시고 통섭하시고 통합의 정치를 이끄시는 데 제가 미력이나마 잘 보좌해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자신을 대통령의 정치투신 권유자로 소개한 정 실장은 "여러 가지로 여소야대 정국이 염려가 되고 난맥이 예상이 된다. 이 어려운 시점에서 윤석열 정부를 돕고, 대통령님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 제 책임이라고 느꼈다"며 "(여러) 어려움을 대통령과 함께 헤쳐 나가는 것이 제가 책임을 다하는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4.10 총선 패배에 따라 남은 임기 3년 이상도 압도적 과반 의석을 차지한 야당을 상대로 국정 운영을 해야하는 만큼 '정무형' 비서실장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김진표 국회의장의 미국·캐나다 방문에 동행했으나 일정을 앞당겨 전날 귀국했다. 정 의원은 귀국 직후 윤 대통령과 관저에서 만나 식사를 하며 비서실장직을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임 비서실장 후보에 정 의원은 꾸준히 거론돼왔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맡아 정무형 비서실장에 적임자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은 윤 대통령과 동갑인 1960년생으로 윤 대통령의 선친인 고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같은 충남 공주 출신이어서 '고향 친구'라 불리기도 한다. 계파색이 옅고 친화력이 좋은 점도 비서실장으로 거론돼온 이유다. 정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인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서 박수현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했다. 당내에서 누구보다 경륜이 풍부한 만큼 원외 지원보다는 윤 대통령과 국회를 잇는 핵심 가교 역할로 정 의원이 발탁된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정권 1~2년차를 김대기, 이관섭 등 정통 관료 출신 비서실장들을 임명했으나 이번에는 정치인 출신 비서실장을 선택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이제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도 알려졌다. 대국민 소통 등에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민심을 움직일 수 있는 정치적 역량 발휘에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이밖에 신임 정무수석비서관으로는 재선 의원을 지낸 홍철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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