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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한화, 지분 100% 보유한 팹리스 자회사 설립━
SK텔레콤 등은 AI사업 고도화에 사피온을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사피온이 데이터센터용 AI반도체를 개발하는 만큼 향후 SK텔레콤 등의 데이터센터에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해 장착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국내 데이터센터 규모를 2030년까지 현재의 2배 수준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한화그룹도 2021년 AI반도체 팹리스 뉴블라를 설립했다. 한화임팩트의 반도체 개발팀을 스핀오프시킨 형태로 한화그룹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뉴블라는 지난해 말 삼성전자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활용해 최초 제품 시생산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구체적인 스펙 등은 공개되지 않지만 한화그룹 계열사들에 특화된 AI반도체일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한화에너지, 한화시스템 등 에너지나 방산 분야 계열사들의 제품 개발에 뉴블라의 AI반도체가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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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투자해 최대주주 등극…협업 활성화"━
LG전자도 AI반도체 IP스타트업(설계기술을 팹리스에 공급하는 기업) 에임퓨처의 지분 11.7%를 보유하고 있다. 에임퓨처는 2020년 LG전자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가전제품 등 온디바이스AI용 반도체 설계 IP를 개발하고 있다. 외부투자를 유치하면서 LG전자의 지분이 희석됐지만 LG전자의 로봇청소기, TV 등에 탑재할 AI반도체 관련 IP들을 개발한다.
현대차그룹도 제로원펀드를 통해 차량용 AI반도체 설계 스타트업 보스반도체에 투자했다. SAFE(조건부지분인수계약)투자 방식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분율은 후속투자 시 결정된다. 현대차가 자율주행 등 AI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이에 특화된 반도체를 개발하는 등 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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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로확보·기술대응 유리" vs "특정기업 종속 우려도"━
팹리스 업계는 긍정적이다. 대기업의 반도체 내재화 움직임은 팹리스의 판로 확보로 이어져서다. 팹리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는 안정성이 상당히 중요한 만큼 좋은 제품이어도 교체가 쉽지 않다"며 "많은 팹리스들이 어려워하는 판로 확보를 모기업이나 주주를 통해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신 기술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다. AI업계에서는 AI모델(파운데이션 모델)의 발전 속도가 워낙 빨라 반도체가 이를 즉각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모델을 활용하는 기업이 주주일 경우 적극적인 기술 교류로 기술 변화를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특정 기업의 반도체 개발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관계자는 "AI반도체는 기업의 전략자산인 만큼 특정 주주의 영향력이 너무 크면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 기업에 종속될 경우 국내외 경쟁사에 공급하는 게 어려워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모든 산업이 비슷하겠지만 팹리스의 경우 SI(전략적 투자) 유치 전략을 더욱 신중하게 고민해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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