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원짜리 팔아 '대박'…중국 억만장자 줄줄이 만든 이 음료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4.23 06:07

차바이다오 오늘 상장하며 창업자 부부 순자산 3조원대,
스타벅스 다음 매장 많은 믹슈 창업자 형제도 억만장자…
버블티 브랜드 중국서 수천개, 내수 침체 속에 저가 경쟁

2021년 중국 베이징의 버블티 프랜차이즈 나유키 매장에서 한 직원이 음료를 제조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인생은 힘들고, 달콤한 음료가 그나마 행복감을 준다."

중국 민성증권의 설문 조사 결과 중국인들이 버블티를 마시는 주요 이유다(중국 민성증권 설문조사). 중국 차 음료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는 올해 약 1793억위안(약 34조1100억원). 내년에는 처음으로 2000억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취직은 힘들고 경제는 침체되고 갈 곳을 잃은 MZ들이 버블티에 열광하면서 중국에선 '버블티 억만장자'만 6명이 탄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3일 중국 3위 버블티 프랜차이즈 바이차 바이다오(Baicha Baidao, 이하 차바이다오)가 홍콩 증시에 상장해 3억달러 이상을 조달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홍콩 증시에서 최대 기업공개 규모다. 상장 이후 창업자인 왕샤오쿤과 류웨이홍 부부의 순자산은 27억달러(3조7200억원)로 추산된다. 부부는 상장 후에도 회사 지분 73%를 보유한다.

중국의 버블티 프랜차이즈 시장 규모
버블티는 1980년대 후반 대만에서 처음 만들어져 학교나 사무실 근처의 작은 가판대에서 판매됐다. 그러다 90년대에 홍콩과 중국 본토에 체인점이 생겨나면서 급속도로 시장이 커졌다. 중국 전역에만 버블티 브랜드가 수천개에 달하고 미국과 유럽에도 수많은 상점이 생겼다.

2008년 청두의 한 중학교 앞에 약 20㎡의 작은 매장으로 시작한 차바이다오는 2018년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 현재 8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외 지역 최초로 서울에 매장을 오픈했고, 중국에선 첫 커피숍 '코프리(Coffre)'를 선보였다. 차바이다오는 0.5ℓ 버블티를 2달러가 조금 넘는(약 3000원) 가격에 판매해왔고, 이 저렴한 가격이 급성장을 이끌었다. 업계 평균 버블티 가격은 5달러(6900원)에 가까운 수준이다. 차바이다오는 저가 전략으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이 56%이상 증가해 57억위안(약 1조850억원)을 기록했다.


고급 버블티 프랜차이즈로 3년 전 증시에 상장한 나유키 홀딩스. 사진은 베이징 시내 나유키 기업로고가 그려진 매장 간판. /로이터=뉴스1
또 다른 버블티 억만장자 2명은 1997년 허난성에 믹슈 빙청(Mixue Bingcheng)을 설립한 장홍차오와 장홍푸 형제다. 믹슈 빙청은 전세계에서 스타벅스 다음으로 매장이 많은 프랜차이즈로 중국 전역에 3만2000여개, 해외 11개국에 4000여개의 매장을 갖고 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믹슈 빙청은 2020년 투자 유치 당시 233억위안으로 회사가치가 평가됐고, 두 형제의 순자산은 각각 15억 달러로 늘어났다.

하지만 중국 본토의 경기 침체로 내수가 가라앉으면서 버블티 업체들마다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 2위 업체인 구밍홀딩스(Guming Holdings)와 아운티 제니(Auntea Jenny)는 현재 버블티 한 컵당 3.5달러 미만에 판매하고 있다. 아운티 제니 역시 홍콩증시에 기업공개(IPO) 서류를 냈지만 먼저 상장한 경쟁사들만큼 높게 시장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에버브라이트 증권 관계자는 "중국 본토의 내수 회복이 고르지 못해 소비 기업의 수익성이 여전히 불확실하다"며 "시장이 이 부문(버블티)에 예전처럼 높은 가치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상장한 기업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에 1800개의 매장을 가진 나유키 홀딩스(Nayuki Holdings)는 3년 전 홍콩 증시에 상장한 이후 저가업체들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고급 이미지를 내세웠던 나유키이지만 버블티 한 컵 가격을 2.5달러로 낮췄다. 주가는 고점 대비 90%나 빠졌다. 한 때 억만장자 대열에 들었던 창업자 부부 펑신과 자오린의 주식 가치는 3억달러 미만으로 곤두박질쳤다. 이에 대해 다이와증권 관계자는 블룸버그통신에 "갓 제조한 버블티 음료 시장은 점점 혼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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