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외교장관 "안보 따로, 경제 따로 '외교' 작동 어려운 세상"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 2024.04.22 11:43

[the300]"지정학적 위기 복합적…그때그때 수동적 대처에 너무 익숙"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2일 "안보와 경제, 기술이 상호 연동하는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안보 따로, 경제 따로 외교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려운 세상이 됐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024년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사를 통해 '경제안보'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세계 각국은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공급망 등을 자국 중심으로 안보화하면서 경제안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조 장관은 "미·중 전략 경쟁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크게 흔들리고 중동의 위기까지 겹쳐 국제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라며 "한반도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지역도 예외가 아니며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해 온 북한은 이제 우리를 '제1의 적대국'으로 규정하고 도발적 행동과 언사로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고 남중국해 갈등도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십 년간 우리는 남북관계와 주변 강대국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데 급급해 우리에게 주어진 지정학적 환경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그때그때 상황 논리에 따라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데 너무 익숙해 있었다"며 "그러나 지금은 그런 외교 정책과 현안을 다루기엔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지정학적 위기가 너무 복합적이고 우리의 국력과 위상, 국제사회의 기대가 너무 커졌다"고 했다.

이어 "과거에는 우리가 전면에 나서거나 목소리를 내려 해도 세상의 주목을 받기가 어려웠고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은 더 어려웠다"면서 "하지만 이젠 우리의 선택과 결정이 세계의 평화, 번영에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만큼 우리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재외공관장들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재호 주중대사, 이도훈 주러시아대사, 조태열 외교부 장관, 조현동 주미대사, 윤덕민 주일대사. / 사진=뉴시스

조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은 대한민국이 지정학적 숙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국력과 위상에 걸맞게 더 기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물론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우리 국익을 수호하면서 동시에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에 적극 기여해나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거기에는 치열한 고민과 토론, 어려운 결단과 책임이 따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재외공관장 회의 주제를 '지정학적 전환기, 우리 외교 전략'으로 정한 것도 우리의 좌표를 어디에 두고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함께 고민하고 중지를 모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의 글로벌 중추국가 외교는 공허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해야 할 행동 지향적 비전"이라고 강조했다.

재외공관장회의는 이날부터 26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대사·총영사·분관장 등 재외공관장 총 180여명이 참석한다. 공관장들은 특히 미국과 중국의 전략 경쟁 심화와 북핵 위협 노골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장기화 등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외교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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