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마지막 지점도 닫았다…금융회사 사라진 미국 월스트리트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24.04.22 06:05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전날 월스트리트 45번가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AFPBBNews=뉴스1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통하는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월가)에서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2001년 '9·11테러'로 촉발한 금융사들의 월가 탈출이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가속화돼 현재는 일부만 남아 있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전날 월스트리트 45번가 지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JP모건은 이미 지난 2001년 맨해튼 미드타운으로 본사를 옮겼지만 월가 내에 수십 개 지점을 남겨두고 운영해 왔다.

하지만 순차적으로 이들 지점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거나 폐쇄했고, 마지막으로 남았던 45번가 지점까지 철수하면서 월가와의 물리적인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겼다.

JP모건의 월가 철수는 오래된 이 거리와 함께 한 회사의 역사에 비춰볼 때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WSJ은 짚었다. 존 피어폰트 모건은 자신의 이름을 딴 금융회사 JP모건의 본사를 20세기 초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마주한 월스트리트 23번가에 두고 금융계를 주름잡았다. JP모건은 1980년대 신사옥으로 이전한 후에도 주소지를 원래 본사 자리에 둘 정도로 애착이 컸다.

미국 뉴욕은 20세기 이후 세계 금융 산업의 중심지였고, 월가는 미 금융 거리를 가리키는 대명사가 됐다. 2000년대까지는 JP모건 외에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베어스턴스, 시티그룹, 메릴린치, 리먼브러더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월가에 밀집해 있었다.


뉴욕 월가의 명물인 '두려움 없는 소녀상'을 설치해 주목받았던 미 금융사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지난 2021년 뉴욕 사무실 철수 결정을 내렸다. /AP=뉴시스
그러나 세계무역센터 빌딩을 타격한 2001년 9·11 테러 후 금융사들의 월가 탈출이 시작됐다.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금융사들의 부도와 인수·합병 등이 잇따르면서 월가에서 사라진 금융사들이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재택근무로의 전환이 늘면서 임대료가 비싼 월가 사무실 철수가 더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 월가의 명물인 '두려움 없는 소녀상'을 설치해 주목받았던 미 금융사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지난 2021년 뉴욕 사무실 철수 결정을 내렸다. 헤지펀드 앨리엇 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사 아크 인베스트먼트 등도 개인소득세·자본이득세 등이 없는 플로리다주로 본사를 옮겼다.

대형 금융사 가운데 현재 월가를 포함한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 남아 있는 곳은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에 인수된 메릴린치 정도다. NYSE 등 기관이 월가를 지키고 있지만 증권거래가 전산화되면서 현장에서 분주하게 주문을 주고 받던 모습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

WSJ은 "1800년대 후반 런던을 제치고 미국이 세계적인 금융중심지로 자리잡기까지 뉴욕 월가의 역할이 컸다"며 "JP모건 본사가 있던 23번가 건물 등 월가의 역사적인 오피스 건물들이 이젠 '임대' 간판만 붙어 있는 빈 껍데기로 전락했다"고 WSJ은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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