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성분이 없지만 뇌를 자극해 취하게 만드는 술이 개발됐다. 숙취나 간 손상, 두통 등 몸에 해로운 반응을 억제할 수 있지만 음주운전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유통업계와 영국 주류업체 '센티아스피릿'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넛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교수가 2021년 개발한 술 '센티아'가 최근 현지 판매를 개시했다. 가격은 500밀리리터(ml) 기준 29.5파운드(한화 약 5만원), 200ml 기준 16파운드(약 2만 7000원) 정도다. 일반적인 술에 비해 비싸지만 판매량은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술의 가장 큰 특징은 알코올 함유량이 0퍼센트(%)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술은 뇌에 있는 감마-아미노뷰티츠산(가바·GABA) 수용체에 알코올이 전달되면서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킨다. 하지만 이 술은 허브 등 식물을 혼합해 알코올 없이도 가바 수용체를 자극해 취하게 만든다.
알코올이 없기 때문에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독소인 아세트알데히드도 없어 두통이나 메스꺼움, 숙취가 발생하지 않는다. 신체 장기가 손상될 염려도 적다. 데이비드 넛 교수는 "이 술은 알코올 함량(도수)이 낮은 술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며 "이완 및 진정 효과를 갖고 있으며 취한 느낌은 받을 수 있지만 부작용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영국 매체 인디펜던트는 시음 결과 사람들이 센티아를 마셨을 때 일반적인 술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고 보도했다. 약간 매운 향이 있고, 톡 쏘는 듯한 느낌을 받는 등 반응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와인 한 잔 정도의 분량을 마셨을 때 40분~1시간 내에 취기가 가신다. 평소 강한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센티아를 마셨을 때 취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술이 음주운전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센티아를 마시면 중추신경계를 자극해 정상적인 운전을 방해하지만, 혈중알코올농도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 측정 방식대로라면 음주 단속에 걸리지 않는다. 경찰은 센티아가 약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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