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회·이사회 출신 의사만…장기기증원장 공모 그들만의 리그?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 2024.04.19 17:44
사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이하 장기기증원)의 신임 원장 채용이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검증을 마친 3배수 후보자 전원이 의사로 기증원과 직·간접으로 연관된 인물인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의료계에 따르면 3배수 후보 중 몇 년 전 대학병원을 은퇴한 A교수는 1대 조원현 원장과 2대 문인성 원장에 이어 대한이식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 소재 대학병원 외과에 재직 중인 B교수는 조 원장이 이사장을 맡았던 사단법인에서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의대를 졸업한 뒤 공직 생활을 한 C씨는 문 원장이 재직할 당시 D공공기관장으로 장기기증원 이사회의 이사였다. 현직 D공공기관장은 원장 선출에 관여하는 이사회의 당연직 이사이기도 하다. 전직 원장들과 후보자들은 그동안 다양한 학회·토론회·세미나 등에 함께 참여해 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면에 올해 원장 채용 공모에서 33년간 장기기증 분야에서 활동해 온 비(非)의료 전문가 E씨는 서류 심사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탈락했다. 1990년대부터 대국민 캠페인과 서명 운동, 기업 협약 체결 등 문화 확산에 노력한 그는 장기기증 활성화를 주제로 한 논문으로 2010년 박사학위를 받고 관련 협회·학회 설립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E씨측 관계자는 "30년 넘게 생명나눔운동을 진행했는데 서류 심사부터 탈락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기기증원은 지난 1월부터 2024년 임원(원장) 채용 공고를 진행해 서류·면접 심사 후 현재 합격자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사회가 구성한 원장추천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전체 지원자 5명 중 최종 3명이 선발됐다. 올해 원장추천위원회는 내부 비상임이사 3명, 외부 위원 2명이 참여했다. 원장추천위원회 운영 규정을 보면 서류 심사는 △전문성 △경영 능력·혁신성 △공직자관 △비전 적합성 △업무 수행 능력 △조직 관리 역량 등 6개 항목을 평가한다. 장기기증원은 "원장 공모는 규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한 심사를 거쳐 진행됐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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