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대 졸업생(전문의 포함)이 미국에서 의사가 되려면 미국 의사 시험 1차, 2차, 3차를 통과하고 레지던트 수련을 거쳐야 한다. 이를 위해 J-1 비자를 발급받으려면 미국의 외국 의대 졸업생 교육위원회에 신청자의 자국 보건당국의 해외수련추천서(SoN; Statement of Need)를 내야 한다. 국내에선 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가 추천서 발급 업무를 담당한다.
그런데 최근 의사들 커뮤니티에선 "의료대란이 시작된 이후 예비 수련의 20여 명이 J-1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필요한 해외수련추천서를 보건복지부가 발급해주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 떠돌았다. 예비 수련의들은 복지부에 해외수련추천서 발급을 신청하고 있지만 "수련 내용 기입이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반복적으로 반려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해외수련추천서를 발급받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 예비 수련의들은 주한미국대사관에 낼 탄원서를 취합하기까지 했다. 예비 수련의들은 "정부가 초래한 의료대란이 2월 말 시작된 이후 복지부는 J-1 비자가 필요한 프로그램에 매치된 예비 수련의 약 20명에게 해외수련추천서를 발급하지 않고 있다"면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추천서 발급은 전공의 사직서 집단 제출 전날인 2월 18일 요청 서류를 보낸 펠로우십 합격자가 신청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서류 요청을 보낸 펠로우십 지원자뿐만 아니라 3월 매칭 후 요청을 보낸 거주권 신청자 가운데 해외수련추천서를 발급받았다고 한 사람이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이번 J-1 비자가 필요한 사람들은 의료대란의 당사자가 아니며, 지난해 9월에 지원한 한국 의사들로 현 의료대란과 관련 없다"면서 "대한민국 정부는 이들의 자유를 억압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대한민국 정부의 이런 방침을 규탄하며 이들이 미래 수련 병원, 국립 레시던트 매칭 프로그램(The National Resident Matching Program.NRMP)'을 통한 매치 결과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미국 정부의 도움을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2023년 1~3월 발급된 6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예비 수련의들의 주장과 달리, 지난달 15일에도 해외수련추천서를 발급했다는 것. 복지부 관계자는 "해외수련추천서는 정부가 신청자의 신원을 보증하는 것만큼 신청 적격성을 면밀히 검토해 발급한다"며 "제출된 자료가 부실하거나 미흡한 경우 추천서가 발급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22일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탈 전공의의 '미국 의사 면허' 취득 가능성에 대해 "J-1 비자는 복지부의 추천서를 받아야 하지만 행정처분 대상자는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불허 입장을 밝혔다. 또 현재 일부 전공의들이 미국 의사면허 자격 취득 준비를 하고 있다는 데 대해서는 "가능하지 않다. 복지부 내부 규정을 보면 해외 수련 추천서 발급지침에 행정처분 대상자는 제외토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에 전공의들이 근무지 이탈을 통해 면허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이력이 남아, 추천서 발급 제외 조건이 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미국의 의사가 되기 위한 길이 막힐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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