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및 AFP통신과 등을 종합하면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350km 떨어진 이스파한에 보복 공격해 처음으로 이란 영토에 대한 직접 공격을 가했다. 영국 BBC방송은 미국 고위관료를 인용해 "이스라엘 미사일이 이란 본토를 밤새 타격했다"며 "이른 아침, 이스파한 중심 도시 주변에서 폭발음이 포착됐다고 이란 언론이 보도했다"고 전했다.
이란 파르스통신에 따르면 타깃이 된 이스파한은 이란의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군사 기지뿐 아니라 관련 연구 및 개발 시설이 있다. 또 인근 나탄즈에는 핵농축 시설도 있다. 그러나 CNN은 미국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격인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게 아니라 군용 레이더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발음이 들린 지역은 이스파한 북서쪽, 전투기가 위치한 공군 기지 근처이기 때문이다.
이번 폭발로 테헤란, 시라즈 등 공항이 있는 도시의 영공이 3~4시간가량 폐쇄되면서 다수의 항공기가 회항하기도 했다. 이란 내 여러 주에선 방공망이 가동됐다가 4시간여 만에 해제됐다.
이스라엘의 재보복으로 중동지역 확전의 '불씨'가 다시 이란으로 넘어갔다. 하지만 이란이 다시 대규모 공격에 나설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일단 이란 정부는 미사일 공습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이란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우리는 외부 공격을 받은 적이 없으며, 공격이라기보다는 침투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즉각적인 보복 계획이 없다"고도 전했다. 이란 당국은 이스파한에서 들린 폭발음은 방공망이 활성화해서 들린 것일 뿐 미사일 공격 때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란 국가 사이버스페이스센터의 대변인 호세인 달리리안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국경에서부터 (중부) 이스파한이나 다른 지역까지 어떠한 공중 공격도 없었다"며 이스라엘은 "쿼드콥터를 날리는 실패한 시도만 했고, 그 쿼드콥터마저 격추당했다"고 강조했다. 쿼드콥터는 배달용으로 많이 쓰는 드론(무인기) 다. 이란 국영 방송은 "이스라엘의 (무장) 드론 세 대를 요격했다"며 "아무런 피해가 없었으며, 중요한 핵 시설을 포함해 이 지역의 모든 시설이 안전하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언론은 이스라엘이 미국에 사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날 공격에 앞서 미국에 24~48시간 내 보복할 것이란 계획을 통보했다. ABC뉴스는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의) 공격이 '제한적'인 범위에서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하진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 측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승인한 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란 측은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 여러 명을 사살한 사건에 대한 보복 공습으로 지난 13일 이스라엘 본토에 탄도미사일과 드론 300여기 공격을 가했다. 이후 국제사회는 확전을 우려해 이스라엘에 자제를 촉구했으나 이스라엘은 재보복을 거듭 천명해왔다.
이날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 소식에 국제 유가는 한 때 3% 이상 급등했다. 이날 시리아 남부에서도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추정되는 폭발이 있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 북부에서 공습경보가 울렸으나 이는 잘못된 경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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