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국 재무부가 발표한 국제자본데이터(TIC)에 따르면, 2월 중국이 보유 중인 미 국채 규모는 전월 대비 227억달러 감소한 7750억달러를 기록했다. 2009년 이래 최저 수준이다.
지난 17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피츠버그의 철강노조(USW) 노동자들 앞에서 중국 정부와 중국 철강회사가 보조금을 이용한 '불공정 경쟁'을 하고 있다며 무역대표부(USTR)에 "중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3배로 올릴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처럼 미중 긴장 국면이 지속되는 와중에 중국의 미 국채 보유 규모가 축소된 사실이 알려지자 중국 내에서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 21세기경제보도는 미국 월가의 헤지펀드 매니저를 인용해, 각 국의 미 국채 거래전략이 다른 이유는 나라별 통화정책과 준비자산의 안전성에 대한 요구가 상이한 점과 관계가 깊다고 짚었다.
일본은 통화정책 긴축기에 진입했지만, 일본 중앙은행이 추가 금리 인상을 망설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연기 기대가 맞물리며 엔-달러 스프레드(금리차)가 현재의 높은 수준을 장기간 유지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무위험 스프레드를 노린 일본 자금이 미국 국채를 사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중국 금융업계 인사는 2월 중국이 미 국채 보유규모를 대폭 줄인 것이 미국의 통화정책과 연관이 깊다고 분석했다. 시장이 미 연준의 빠른 금리 인하를 기대할 때인 작년 11월과 12월 중국은 2개월 연속 미 국채를 늘렸다. 하지만,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하자 중국이 미 국채 매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앞서 언급한 월가의 헤지펀드 매니저는 "미국의 높은 물가수준과 견조한 고용시장 영향으로 시장이 미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춰질 것으로 보면서 미 국채 수익률이 상승(국채 가격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은 일부를 팔아서라도 가격 변동 리스크를 회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21세기경제보도는 중국이 계속해서 금 보유고를 늘린다면 이에 상응하는 미 국채 보유규모가 계속해서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금과 미 국채는 자산 배분의 헤지(위험회피) 성격, 자산 가치 보존 및 거래 유동성 등에서 강한 대체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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