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서 당선된 윤상현 의원이 18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총선 참패와 보수 재건의 길'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그는 보수정당 소속으로 수도권에서 5번 연속 당선된 최초의 의원으로, 이번 세미나를 직접 주최했다.
세미나에는 김용태 경기 포천시·가평군 당선인(34)과 김재섭 서울 도봉구갑 당선인(37)을 비롯해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 박상병 시사평론가, 서성교 건국대 행정대학원 특임교수 등이 참석했다. 총선 패배 원인에 대한 분석과 향후 당을 어떻게 수습하고 보수를 재건할지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나왔다.
━
국민의힘 총선 참패 원인? "영남당 한계"…"구조적 불리한 상황 직시해야"━
이어 "구조적으로 영남권 중심 당의 한계다. 그렇다 보니 공천에 매달릴 수밖에 없고 당 지도부나 대통령에게 바른 소리를 전달하지 못 한다"며 "제대로 혁파하지 않으면 당의 미래가 힘들다"고 지적했다. 또 "대통령을 설득하고 변화를 이끌려고 노력을 안 하고 이제 와서 전부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고 변명, 회피를 하려 한다. 당이 싸워 더불어민주당에 진 것"이라며 "당에 있는 분들, 우리가 먼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인구 구조상 보수당이 불리해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용태 당선인은 "민주당을 지지하는 연령대로 알려진 4050세대와 60대 초반까지는 한 해 100만명 가까이 태어나 (전체 유권자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들은 민주당이 좋아서 투표한다기보다 보수정당이 싫어서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나이가 들면 보수화한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세대로 보인다. 이런 구조적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낙선인들에게 패배 원인을 들어보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재섭 당선인은 "지난 총선에서도 크게 지고 이번 총선에서도 비슷하게 지니까 익숙한 것처럼 여기는 분위기가 느껴져 우려스럽다"며 "처절한 총선 백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 낙선인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당선인 총회도 가봤고 낙선인 모임에도 가봤다. 같은 선거를 치르고 같은 이념을 가지고 싸웠는데 온도가 너무 달랐다"며 "백서에 낙선인들의, 수도권 후보들의 절절한 목소리가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민의힘이 다시 선택 받으려면…"민심 반영하는 전당대회 치러야"━
그러면서 단일지도체제가 아닌 집단지도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표는 "현재 국민의힘의 역학관계와 대통령의 성격상 단일지도체제로는 누가 돼도 당심을 윤심으로 만들 수 없다"며 "집단지도체제로 가는 수밖에 없다. 중진들이 모두 지도부에 앉아야 당대표가 대통령실에 끌려다니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단일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각각 분리해 선출하는 방식을 뜻한다. 당대표의 대표성이 부각되는 구조다.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구분하지 않고 선출하는 식이다. 최다득표자가 당대표가 되고 후순위 득표자들이 최고위원을 맡게 된다. 단일지도체제보다 더 무게감이 실릴 수 있다.
박상병 시사평론가는 "국민의힘은 진짜 국민의힘이 아니라 영남의 힘이다. 수도권 정서와 전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과 거리를 둘 것 △영남권 인사들이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을 배제할 것 △중도확장성 있는 인물을 내세워 당을 해체하는 수준으로 재창당할 것 등을 제안했다.
김용태 당선인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은 대체로 맞았다고 생각한다. 국가 정상화의 길도 맞았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추진과 운영의 방식에서 거친점이 있었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보수 재건의 길은 실용의 길을 중시하고 야당과 대화를 하고, 권위주의를 버리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가 다시 국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