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보통 가구는 월 544만원을 벌어 절반(276만원)을 소비했다. 식비가 늘어나는 등 불황형 소비패턴이 나타났다.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빚을 갚았다. 평균 부채가 줄어든 것은 조사 이후 처음이다.
17일 신한은행이 발표한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월평균 가구 총소득은 544만원으로 전년보다 4.4%(23만원) 증가했다.
상위 20% 가구의 월평균 총소득은 1085만원으로 하위 20% 가구(195만원)보다 소득이 5.6배 많았다. 저소득층의 소득증가율이 6.6%로 가장 높아 소득 격차(전년 5.7배)는 다소 줄었다. 중소득층(40~60% 구간)의 평균 소득은 475만원으로 전년보다 3.7% 늘었다.
보통 가구는 빚을 갚는데 54만원을 썼다. 또 저축·투자로 105만원을 쓰고, 예비자금으로 109만원을 뒀다. 나머지 276만원(50.7%)은 소비로 지출했다. 전년 대비 소비액 증가율은 5.7%로 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특히 소비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 월 64만원을 식비로 썼는데 전년보다 6만원 늘었다. 월세·관리비·공과금에 쓰는 돈(35만원)도 4만원 늘었다. 대신 여가·취미·유흥비(19만원)는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고, 의류·패션·잡화비(13만원)는 1만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상위 20% 가구에서 소비나 2만원 늘어난 영향으로 나머지 가구에서는 의류·패션에 쓰는 돈이 지난해와 같았다.
2022년에 1억973만원까지 올랐던 평균 부채잔액(부채 보유 가구 대상)은 지난해 1억201만원으로 7% 줄었다. 2016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평균 부채 잔액이 처음으로 감소했다. 고금리 영향으로 부채 보유를 최소화한 것으로 보인다.
가구의 평균 자산은 6억294만원으로 전년보다 4.8%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6억원을 넘어섰다.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9.7%로 가장 높았으나 전년과 비교해 소폭(0.5%p) 하락했다.
치솟는 물가에 점심값을 아끼고 부업을 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들은 도시락을 싸고 편의점 간편식을 먹고 때론 점심을 굶으면서까지 평균 점심값을 6000원까지 줄였다. 부업을 하는 직장인은 16.9%에 달했다.
집값이 최고점이라는 인식이 강해 2030 직장인 가운데 향후 부동산 구입 의향이 있다는 54.9%였고 구입 시기를 묻는 질문에 '5년 이후'라는 답변이 32.1%로 가장 많았다.
한편 결혼식 축의금으로 봉투만 보낸다면 5만원을, 결혼식에 직접 참석한다면 10만원을 낸다는 응답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금액은 각각 8만원, 11만원이었다. 결혼식이 호텔에서 열리면 평균 축의금은 12만원으로 올랐다.
또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승진할 때 '승진턱'을 내기 싫지만 어쩔 수 없이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2024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는 전국 경제활동 인구 중 성별, 연령, 지역, 직업의 모집단 구성비를 고려한 20~64세 취업자 1만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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