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세종특별자치시에 SK실트론 웨이퍼 공장 설립을 추진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도체의 원재료인 웨이퍼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한데 지방자치단체 간 용수 공급을 둘러싼 갈등 때문에 첫 삽을 뜨기까지는 상당한 험로가 예상된다.
17일 머니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SK그룹은 세종시 연서면에 위치한 '스마트시티 국가산업단지'에 SK실트론 웨이퍼 공장 신설과 관련해 정부와 세종시 등과 논의하고 있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집적회로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판이다.
SK실트론은 경상북도 구미시에 웨이퍼 공장을 갖추고 있다. 세종시가 SK하이닉스 공장이 있는 충청북도 청주시(약 30분), 경기도 이천시(약 1시간)와 가까운 점이 추가 부지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SK실트론이 추정한 하루 평균 물 사용량은 4만t(톤)으로, 세종시 스마트 국가산단에 할당된 총량을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에는 SK하이닉스와 여주시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26만5000t에 달하는 용수 공급을 놓고 평행선을 달리다가 당정의 중재로 겨우 합의했다.
특히 세계 최대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는 용수 일부를 약 100㎞ 떨어진 경기도 하남시 미사리에서 끌어다 쓸 정도로 물 공급은 반도체 업계가 직면한 최대 난제다. 세종 관가 안팎에서는 세종시에 중앙부처를 비롯해 대학(서울대 등 공동캠퍼스), 고급 일자리까지 집중되는 것에 대한 지자체들의 위기감이 용수 공급에 투영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삼성전자가 오는 2047년까지 360조원을 쏟아붓는 '용인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가 2030년 말 처음 가동할 수 있도록 관련 인허가를 대폭 단축하고 환경부와 용수공급 계획 등을 공동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남석우 삼성전자 사장 등과 만나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관련 협약식을 맺고 용수 공급을 필두로 각종 규제에 공동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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