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고 친 중국 마라톤, 케냐 선수 실토 "사실은 페이스메이커"

머니투데이 김지산 기자 | 2024.04.17 17:07
지난 1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중국 선수 1등 몰아주기' 승부조작 의혹이 일었다./사진=CNN 뉴스 갈무리
베이징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중국 선수에게 사실상 1등을 헌납한 아프리카 선수들이 돈을 받고 승부 조작에 관여했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16일(현지시간) 케냐 선수 윌리 음낭가트는 BBC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나는 경쟁하려고 그 대회를 뛴 게 아니"라며 중국 선수 허제의 신기록 경신을 위한 '페이스 메이커'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페이스 메이커는 장거리 달리기에서 특정 주자의 페이스를 조절하고 기록 향상을 돕는 도우미다. 공인된 국제경기에서 타국 선수가 '우정'을 핑계 삼아 특정 선수의 우승을 돕는다는 건 전례 없는 일이다. 사실상 돈을 받고 승부 조작에 가담했다고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해당 대회에서 음낭가트 등 케냐 선수 2명과 에티오피아 출신 데제네 아일루 키질라 등 3명은 대놓고 중국 선수 허제에게 앞서가라고 신호를 보내는가 하면 '페이스 메이커'들끼리 속도를 늦추자고 담합하는 동작을 취했다.


음낭가트에 따르면 원래 동원된 페이스 메이커는 모두 4명이었는데 1명은 도중에 경기를 포기했다. 그들은 허제가 1등을 하는 것까지만 도왔을 뿐 중국 하프 마라톤 기록 1시간2분33초 벽을 넘도록 하겠다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허제는 이 대회에서 1시간3분44초로 우승했다.

경기 직후 승부 케냐 선수들은 "그(허제)가 내 친구이기 때문에 우승을 양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세계적으로 조롱이 쏟아지자 '페이스 메이커'라는 변명을 늘어놓기에 이르렀다. 음낭가트는 "그들(주최 측)이 왜 내 몸에 페이스 메이커 표시가 아닌 이름과 번호를 붙였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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