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결과에 고개숙인 韓총리 "포퓰리즘 정책은 테스트받아야"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24.04.17 17:30
한덕수 국무총리가 1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4.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뉴스1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10일 제22대 국회의원총선거(총선) 결과에 대해 "민의를 굉장히 심각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인다"며 "국정운영에 미흡했던 점에 대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17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 총리는 총선 직후인 11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국민의 기대에 부족함이 없었는지 국정 전반을 되돌아보며 민생경제 회복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한 개혁과제 추진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밝혔으나 국정운영에 대해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 총리는 "최선을 다해 민생이 안정되고 미래를 바라보면서 해야할 일을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하겠다"며 "국민과 국회, 언론, NGO(비영리단체) 등의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절실함이 있고 특히 국회에서 협치적 관계를 만들어 많은 과제에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운영이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장적으로 운용해온 금융·재정정책을 2013~2014년 수습을 했어야하는데 코로나19(COVID-19) 요인으로 시기를 놓쳤다"며 "경제 논리로선 당연히 물가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5%대로 올랐던 물가가 현재 3%로 안정되고 15~64세 고용률은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에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하는 등 미시적으로 회복했지만 민생부문의 효과가 충분히 확산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한 총리는 "정책의 정상화와 경제위기 예방, 민생안정, 노동·교육·연금·의료 등 개혁과제를 확실하게 이끌어 가야한다"며 "이런 과정에서 국민이 개혁과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대의기관인 여야 정치권에서 협조가 필수적인데 그런 노력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어떤 정책을 갑자기 던지는 게 아니고 사전에 충분한 정보와 데이터를 공유하고 어떤 국민, 어떤 국회의원이 봐도 국익을 생각한다면 지지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며 "그런 점에서 총리로서 책임을 느끼고 사의를 표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반응에 대한 질의에는 "통치권자인 대통령으로서 사의에 즉답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며 "사의 표명사실을 대통령실에서 공개했고 후임자 인선 절차에 들어갔다고 알고 있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의 불통이 결국 총선에서의 여당 참패로 이어졌다는 해석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한 총리는 "행정부 전체가 책임져야할 문제"라고 답했다.

의대 정원확대 등 의정갈등 문제에 대해선 "의대 증원 문제는 의료개혁 과제의 하나이고 수가제도 개선 등 여러 분야에서 협의를 했으나 의대 정원 확대 적정선에 대한 질의에 대해선 의료계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 총리는 "우리가 조금 더 설득하고 노력을 해야하는데 그런 과정에서 전공의가 환자곁을 떠나버리는 상황이 돼 유감스럽고 아쉽다"며 "정부는 (의료계가)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안을 갖고 온다면 숫자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총선 공약인 전국민 민생안정지원금 25만원 지급에 대해선 "포퓰리즘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암적인 존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 총리는 "포퓰리즘은 결국 국가가 지속가능한 정책으로 끌고갈 수 없는 것을 국민의 인기를 얻기 위해 하는 정책"이라며 "아르헨티나나 그리스 등에서 이미 보듯 한번 잘못 빠져들면 다시는 수습이 어려운 상황이 된다. 어떤 정책이든 일종의 포퓰리즘 테스트를 받아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 고조 등으로 인한 고유가·고환율 현상에 대해선 "정책 당국자는 주가나 환율을 예측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인 규칙"이라면서도 "(지정학적) 쇼크가 있을 때 환율이 움직이는건 당연한 기능이지만 어느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있는 것은 당국자로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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