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은 다 열었는데…美, '이더리움 현물ETF' 승인 촉각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 2024.04.17 05:20
/사진=김현정디자이너

홍콩이 가상자산(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과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중 가장 가격이 높은 이더리움의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상장을 승인하면서 관련 시장이 들썩인다. 당장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을 검토 중인 미국의 결정에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16일 가상자산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이하 SEC)가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 여부를 심사 중이다. 오는 5월23일까지 현지 자산운용사 반에크에 승인 여부를 알려줘야 한다. SEC는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블랙록 등 11개사가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승인했다. 이더리움은 2015년 만들어진 비트코인과 더불어 가장 대표적인 가상자산이다. 반에크 뿐 아니라 블랙록과 그레이스케일 등 다른 미국 내 대형 운용사들도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을 SEC에 요청한 상태다. 미국 내에서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까지 승인될 경우 가상자산 투자 범용성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지난 15일 홍콩 증권·증권규제당국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을 승인했다. 비트코인 ETF는 미국에 이어 두 번째, 이더리움 ETF는 세계 최초다. 중국 정부는 기본적으로 가상자산에 부정적 입장이지만 홍콩을 통한 자금 유입 효과에 기대를 건 결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의 비트코인 현물 ETF 거래가 시작되면 아시아 지역 기관들의 자금을 흡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콩과 중국의 이 같은 결정이 미국 SEC의 결정에 영향을 줄 지 여부도 관심거리다. 현재로선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가상자산 관련 예측 플랫폼 폴리마켓은 다음 달 이더리움 현물 ETF 상장 승인 확률을 20% 이하로 낮게 본다. SEC가 기본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강한 규제 방침을 유지 중이어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에도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는 뉘앙스가 강했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대부분의 가상자산은 투자 계약(Investment contracts, 증권)이며, 연방증권법이 적용된다"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당시 강조했다. 실제로 컴퓨터가 연산을 수행해 블록을 생산하는 작업증명 방식인 비트코인과 달리 이더리움은 주식의 배당처럼 디지털자산을 보상으로 받는 시스템이다. SEC가 이더리움을 '증권'으로 분류할 수도 있는 이유다. 이혜원 KB증권 연구원은 "이더리움이 증권으로 분류되면 SEC에 등록되지 않은 미등록 증권이 되고, 판매 자체가 불법행위가 된다"며 "증권성 논란은 이더리움 현물 ETF 승인 거절의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와 달리 국내는 가상자산 현물 ETF에 대한 논의가 요원하다. 총선에서 완승한 야당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공약했지만 구체적인 논의 시기를 알 수는 없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미국이 비트코인 ETF를 승인했다고 해서 우리 정부의 입장이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았듯이 이번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홍콩의 이번 결정으로 우리 정부의 명분이 조금 줄었고, 정치권에서 적극적 논의가 진행된다면 정부도 입장 변화를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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