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재고 대리점에 넘긴 '농슬라' TYM...채권 부실화 우려

머니투데이 김성진 기자 | 2024.04.17 08:34

오염 규제 강화로 판매 중단된 악성재고...대리점에 밀어내기
매출채권 2021년 1035억→ 2022년 2341억
작년 현금화 더뎌...5% 감소
부실채권화할듯...내수·수출 악화에 겹악재

오염 규제 미충족 재고 밀어내기/그래픽=이지혜
수출 감소와 국내 내수 판매 부진으로 실적이 급감한 농기계 회사 TYM이 '부실채권' 리스크까지 떠안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 규제 강화로 더 이상 판매할 수 없는 악성재고를 2년 전 '밀어내기' 식으로 대리점에 넘기고 매출채권을 쌓았는데, 해당 재고 판매가 부진해 채권 회수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TYM의 별도 기준 매출채권은 2021년 1035억원에서 2022년 2341억원으로 126.2% 증가했다.

2022년 매출채권이 급증한 이유는 TYM이 당시 '티어 포(4) 엔진' 농기계를 국내 대리점에 밀어내기 식으로 처분했기 때문이다. 농기계의 티어(Tier)는 오염물질 배출 수준을 가리키는 말로 숫자가 높을수록 배출량이 많다는 의미다. 티어 4 제품은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2022년 6월부터 출고가 금지됐다. 다만 대리점(딜러샵)에 축적해 놓은 재고의 판매는 허용됐다.

TYM은 현금이 부족한 농기계 대리점들에 티어 4 제품을 매출채권을 받고 판매했다. 제품이 농가에 실제로 판매돼야 대리점과 TYM이 현금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농기계의 판매가가 높아 대부분 농가는 대출을 받아 구매하는데 고금리 여파로 농기계 구매가 위축됐고, 지난해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중국 업계의 공격적인 판촉 활동으로 TYM의 입지도 좁아졌다는 점이다.

실제로 TYM의 매출채권은 2023년 2022억원으로 전년대비 5.9% 감소하는데 그쳤다. 2년 전 매출채권이 많이 급증한 것과 비교하면 회수율이 크게 떨어진다. TYM 관계자는 "채권의 현금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현금화에 어려움을 겪는 TYM이 매출채권을 6개월 단위로 연장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TYM 관계자도 "일부 연장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TYM은 매출채권을 회수하지 못한 것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78억원 쌓았지만, 티어 4 제품의 수요를 감안하면 결국 부실채권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TYM은 지난해 매출이 8354억원, 영업이익은 76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28.2%, 37.3% 줄었다. 내수는 35.2%, 수출도 25.3% 줄었다. 국내외 시장이 침체했다고 하지만 한국의 '농슬라'로 함께 불리던 대동은 내수가 1.3% 증가, 수출은 3.6% 감소한 점과 비교하면 TYM의 실적 악화가 두드러진다.

국내 시장에서 대형 트랙터 판매가 증가하는데 제품 라인업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고, 해외에서 대동보다 인지도가 떨어지는 영향이다. 특히 TYM은 대동과 달리 ODM, OEM 방식으로 수출을 많이 하는데, 지난해 인도 마힌드라와 ODM 계약이 종료되는 등 추가 악재도 있다.

회사 실적은 악화하는데 오너가 논란은 꾸준하다. 실적이 떨어지는데 오너인 김희용 회장 보수는 지난해 13억5000만원으로 27.3% 늘었다. 최근 정기주주총회에서는 김 회장의 둘째 아들이자 최대주주 김식 전무의 마약 항소심의 변호를 맡았던 강근영 법무법인 삼율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해 논란을 빚었다(관련 기사 : [단독]TYM, 최대주주 마약 재판 맡은 변호사 사외이사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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