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400원 돌파…전기요금 묶인 에너지 업계 '비상'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최민경 기자 | 2024.04.16 15:24
연일 달러 강세를 보이고 있는 16일 서울 명동의 환전소에서 원·달러 환율이 1,408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4.04.16. /사진=뉴시스


중동지역 정세불안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까지 상승하면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 등 에너지 업계에 재무 악영향이 불가피해졌다. 전기나 난방의 원료 대부분을 해외에서 도입하기 때문에 원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탓이다. 수출 실적은 제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고환율' 장기화에 따른 산업별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전과 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은 2022년 달러당 1270원, 지난해 1243원으로 평균 원/달러 환율을 설정하고 5년 단위 중장기 재무계획을 짰다. 올해 평균환율은 다음달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아 재무계획에 반영한다는 설명이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이 1년5개월만에 장중 1400원을 넘어서면서 1200원대 환율에서 만든 재무계획에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전의 경우 LNG(액화천연가스)나 유연탄 등 전기생산을 위한 연료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한다. 이 때문에 환율 상승 시 곧바로 한전의 원가상승으로 이어진다.

반면 소비자에게 받는 전기요금은 지난해 5월 이후 1년 가까이 동결 중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만 kWh(킬로와트시)당 10.6원 인상하고 물가상승에 따른 가계부담을 이유로 민수용 전기요금은 동결했다.


지난 10일 국회의원 총선거(총선) 이후로 전기요금 인상을 미뤄둔 상황에서 한전에 원가상승 압력이 커진 셈이다. 한전이 발전자회사나 민간에서 전기를 사오는 기준인 SMP(계통한계가격) 역시 LNG와 LPG(액화석유가스) 등 최종단계 발전원료 가격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실적악화로 이어진다.

실제로 KB증권은 지난달 말 한국전력에 대해 낸 보고서에서 환율 1% 상승 시 한전의 주당순이익(EPS)이 2.5%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에서 배럴당 81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던 국제유가가 최근 배럴당 90달러선 안팎에서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예상 밖으로 오른 환율과 국제유가의 이중고를 걱정해야한다.

가스공사는 장기계약을 통해 가스를 도입하기 때문에 단기적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한다. 겨울철이 지나 난방수요가 줄어든 점도 이번 고환율 영향을 줄이는 요인이다. 다만 장기간 환율이 지속될 경우 계약에 따라 도입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통상 3~4개월 뒤 원료도입가에 영향을 준다.

한편 수출부문엔 영향이 적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 품목이 대부분 고부가가치 품목 중심으로 구성된 탓에 단기적인 환율 변동이 제품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게 산업통상자원부의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금은 수출제품이 고부가가치화 돼있어 환율 영향, 특히 단기적 변동은 영향이 없다"며 고환율이 지속될 경우 수출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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