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에 원/달러 환율 1380원대 돌파

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 2024.04.15 16:33

미국 확전 자제 압박에 상승폭은 제약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사진제공=뉴시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약 17개월 만에 1380원선을 돌파했다. 외환시장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퍼지며 글로벌 달러화 강세 현상이 나타난 영향이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8원 오른 1384원에 마감했다. 2022년 11월8일(1384.9원) 이후 약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중동분쟁 격화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부각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앞서 이란은 13일(현지시간) 자정쯤 이스라엘에 무장 무인기(드론)와 순항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한 지 12일 만에 이뤄진 보복 공격이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건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표적 안전자산인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 이후 106선을 웃돌기도 했다. 달러인덱스가 106선을 돌파한 건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중동분쟁 격화에 따른 국제유가 추가 상승 우려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자극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하를 지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용 등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어 연준의 상반기 금리 인하는 사실상 물건너 가는 분위기다.

실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기준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6월 금리를 0.25%p(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19.1%까지 낮아졌다. 1주 전(51.3%)보다 32.2%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연준이 6월에도 금리를 동결할 것이란 관측은 같은 기간 48.5%에서 79.8%로 확대됐다.

다만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주말 사이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의 상승을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6.6원 오른 1382원에 거래를 시작했지만 이후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이 이스라엘 방공망에 의해 대부분 격추되는 등 피해 정도가 미미했던 데다 최대 우방인 미국이 이스라엘에 확전 자제를 압박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편 외환당국은 글로벌 강달러 현상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시장점검회의를 주재하며 "외환·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는 경우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당분간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4월은 배당시즌을 맞아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기 위해선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기 때문에 달러화 매수(원화 매도) 수요 급증에 따른 원화 약세(달러화 강세)가 예상된다.

반면 과거 통계를 봤을 때 4월 배당 역송금 규모가 다른 경상거래를 압도할 정도로 크지 않아 환율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상원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올해도 국내기업들의 대 외국인 배당 지급이 4월에 집중되겠지만 이 영향은 상품수지 등 여타 경상거래 요인에 의해 상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인들의 배당 역송금이 국내 외환수급 여건에서 유효한 계절적 요인에 해당하는 것은 맞지만 최근의 다른 대내외 환율 여건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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