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격은 이달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 지휘관을 제거한지 12일 만에 이뤄진 이란의 무력 시위다. 이란은 공격 이후 전면전으로 확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추가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로서는 하마스, 헤즈볼라 등 대리 세력을 통해 영향력을 행사해온 이란이 45년 만에 본토를 직접 공격한 마당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번 공격이 예상보다 대규모였지만 이스라엘의 인명피해가 크지 않은 점을 감안해 보복하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도 15일 미국에 이란과 심각한 확전을 원하진 않는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미국 관리는 현지 언론에 이스라엘이 "자신을 보호하고 방어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번 방어전에는 미국은 물론이고 영국과 요르단까지 힘을 보탰다. 미국은 이란의 공격이 임박하자 대응 조율을 돕기 위해 최고 군 사령관을 이스라엘에 파견했고 군함과 비행기를 적절한 위치로 바꿔 드론 격추를 도왔다. 영국 공군도 이스라엘과 이웃한 아랍왕국인 요르단과 함께 이란의 일부 미사일과 드론을 격추했다. 이스라엘이 이란을 향해 보복 수위를 높이면 이스라엘에 영공을 열어준 요르단을 비롯 아랍의 우호국이 설 자리가 사라진다. 이스라엘의 방어를 도운 요르단을 향해 벌써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란의 이번 공격이 시위 성격에 가까운 것으로 해석한다. 이란은 공격 전 수차례 사전 경고를 통해 이스라엘과 주변국이 대비할 수 있게 '외교적' 제스처를 취했다. 피해를 제한하기 위해 '매우 조정'된 공격을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이란이 쏜 미사일은 일부만 이스라엘 상공을 통과했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군이 이스라엘과 미국의 방공망이 전시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관찰해 귀한 정보를 얻었다고 짚었다.
한편 중동의 불안한 정세는 11월 대선을 앞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 악재가 되고 있다. CBS방송과 여론조사업체 유거브가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9~12일(현지시간) 미국의 성인 239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바이든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한 정책을 지지하는 응답자는 33%로 6개월 사이 11%포인트 줄었다. 이란의 공격 이전 조사이기 때문에 수치는 악화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중동 불안은 유가를 띄워 인플레이션을 높일 수 있는데, 경제 문제 역시 이번 대선에서 바이든의 약점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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