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사람' 더 없다?…넷플릭스도 못 피한 '한국 OTT' 저성장의 늪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 2024.04.15 17:50

지난해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중 넷플릭스가 홀로 흑자를 기록했다. 티빙·웨이브·왓챠 등 토종 OTT가 모두 적자에 허덕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국내 OTT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든 가운데 '독보적 1위' 넷플릭스마저 구독자 성장세는 주춤한 흐름이다.

15일 넷플릭스 한국법인(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2023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국내에서 매출 8233억4000만원, 영업이익 120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 OTT 사업자들은 아직까지 단 한 해도 흑자를 올리지 못했다. 지난해 티빙은 1420억원, 웨이브는 791억원, 왓챠는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별도로 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쿠팡플레이 역시 적자 상태일 것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이용자를 유치하고 붙잡아 두기 위한 콘텐츠 제작·구매 비용은 계속 들어가는데, 그만큼 구독료는 늘지 않고 있다. 국내 OTT들이 직면한 딜레마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구독자를 보유, K-콘텐츠를 해외 시청자에게 선보이며 '규모의 경제'를 구현할 수 있는 넷플릭스만이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배경이다.

다만 넷플릭스도 OTT 업계의 저성장 흐름은 피해 가지 못했다. 넷플릭스 한국법인은 미국 본사가 발행하는 구독 멤버십을 사들여 국내 사용자에게 재판매한다. 이 과정에서 매출 중 상당 부분이 '매출원가' 명목으로 미국 본사로 이전된다. 실제로 한국법인은 이번 감사보고서에서 '구독 멤버십 구매 대가(6644억2000만원)'를 따로 공시했는데, 작년 매출원가(6959억6000만원)의 95.5%를 차지했다. 사실상 한국법인 매출원가 규모로 국내 넷플릭스 구독자의 성장세를 짐작할 수 있는 셈이다.


넷플릭스 코리아 주요 재무지표/그래픽=김다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OTT 산업의 전성기였던 2020년 넷플릭스 한국법인의 매출원가는 3370억3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57.4%(2060억9000만원) 증가했다. 2021년 매출원가도 5334억6000만원으로 2020년보다 58.3% 증가했고, 2022년 역시 전년 대비 26.9% 늘어나며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해 넷플릭스의 매출원가는 전년 대비 불과 2.8%(187억700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구독자가 거의 늘어나지 않았거나, 늘어났다 해도 기존의 고가요금제 이용자가 저가형으로 갈아탔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OTT 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나 홀로' 흑자를 기록했지만, 그마저도 더는 새로운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힘들 정도로 국내 OTT 시장이 과포화했다는 증거"라고 해석했다.

한편 토종 OTT들은 적자행렬 와중에도 오히려 이용자층을 확대하면서 생존 경쟁에 돌입했다. 국내 OTT 중 처음으로 광고요금제를 출시하고 프로야구 온라인 독점 중계에 나선 티빙은 지난달 MAU(월간 활성 사용자, 모바일인덱스 기준) 690만명을 기록, 전월 대비 29만명 이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웨이브도 제작비가 비싼 드라마 대신 오리지널 예능에 집중하는 등 비용 효율화에 나섰다. 이러한 가운데 올 1~3월 1인당 평균 이용시간은 628.5분으로 오히려 티빙(507.5분), 넷플릭스(458.5분)보다 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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