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국내 국적 해운사 HMM의 컨테이너선 4척이 호르무즈 해협 운항 노선에 배정돼있지만, 현재 운항하지 않고 이달 중에도 예정된 운항 스케줄은 없다. 벌크선 1척은 운항 중이지만 현재까지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봉쇄로 이어질 질 경우 인근 다른 항구로 기착지를 변경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해협이다. 페르시아만으로 들어가는 유일한 통로로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등에 가려면 지나쳐야 한다. 수에즈 운하 운항에 차질을 준 '홍해 사태'와 같이 우회 노선을 선택할 수 없다.
업계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들어갔다 나오는 이달 물량이 많지 않아 당장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향후 예정된 운항 스케줄은 있기 때문에 분쟁 확대에 따른 운항 차질 가능성 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가스 수급에도 당장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산업부는 민간과 공공을 포함해 현재 6개월분 석유를 비축하고 있어 수급에는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관건은 사태 장기화 여부다. 봉쇄로 이어지거나 확전될 경우 에너지 가격 급등과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6분의 1, 천연가스 물동량의 3분의 1이 이곳을 지나는 '에너지 동맥'이다. 한국 원유 수입량의 경우 72%가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원유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선박 기항을 중단시키기는 어렵다"며 "사태가 악화한다면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함대의 호위를 받아서 같이 움직이는 방안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항공업계도 향후 유가 상승 가능성으로 간접적인 타격은 있지만 당장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운항하던 중동행 직항 노선(인천∼텔아비브)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발 이후 운항을 멈췄다. 다른 국적 항공사들도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 영공을 비행하지 않고 있다.
자동차업계는 현지 판매에 차질 가능성에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스라엘에서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에 공장이나 연구시설 등 거점은 없어 직접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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