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들 피로 싹...제약업계 내 보기 드문 밸류업 기대주

머니투데이 김창현 기자 | 2024.04.16 06:09

[밸류업 대해부] (32)파는 것마다 대히트 동아쏘시오홀딩스

편집자주 |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오히려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잇따릅니다. 짠물배당, 소액주주에게 불리한 지배구조 재편, 밸류트랩 같은 주가 역선택 등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한국 기업들의 본질가치가 재조명되고 주가수준도 한단계 레벨업 될 것입니다.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을 밸류업 종목들의 현황과 디스카운트 요인을 면밀히 분석해보겠습니다.

동아제약의 박카스D.
금융, 자동차와 같은 가치주와 거리가 다소 먼 제약주는 그간 밸류업 관련주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제약주 중에서도 통념을 뒤집는 종목은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바로 그렇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자양강장제 박카스, 종합감기약 판피린, 프리미엄 비타민제 오쏘몰 제조사로 잘 알려진 동아쏘시오그룹의 지주사다.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동아제약, 제약 개발사인 동아에스티, 바이오의약품을 위탁개발생산(CDMO)하는 에스티팜과 위탁생산(CMO) 사업을 영위하는 에스티젠바이오 등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박스권에 머물다가 한때는 7만원대까지 떨어졌던 동아쏘시오홀딩스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17%가량 뛰어 10만원 선을 회복했다. 금융위원회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뒤에는 한층 더 강한 오름세를 보였다. 실적과 주주환원책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대감도 커진다.


효자 자회사 덕 톡톡히 보는 중


동아쏘시오홀딩스 실적 추이/그래픽=조수아
동아제약으로 1949년 설립된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동아제약, 동아에스티 3사로 분할된 뒤 이듬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현재 상장사인 동아에스티와 에스티팜의 지분을 각각 23%와 32%를 보유하고 있고 비상장 업체인 동아제약, 용마로지스, 수석, 동천수 등의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이외에도 포카리스웨트로 유명한 동아제약과 일본 오츠카제약의 합작사인 동아오츠카 지분을 49.99% 보유하고 있다. 일본 메이지 세이카 제약과의 합작사로 설립된 에스티젠바이오의 지분도 80% 넘게 가지고 있다.

이들 자회사 실적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밸류업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한국보다 앞서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해 성과를 본 일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지속 가능한 주주환원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실적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박카스와 오쏘몰 쌍끌이 효과에 힘입어 고성장을 이어갔다. 뛰어난 현금 창출력을 자랑하는 박카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 성장한 2569억원을 기록했다. 일반의약품도 13.8% 성장하며 1530억원을 나타냈다. 비타민계의 에르메스란 별명이 붙으며 동아제약의 새로운 간판 종목이 된 오쏘몰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80% 넘게 올라 1204억원에 달했다.

동아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16.2% 증가한 6310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8.5% 늘어난 796억원을 나타냈다. 에스티젠바이오, 용마로지스 등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자회사 덕택에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년 연속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5% 늘어난 1조1319억원, 103.5% 증가한 770억원을 기록해 지주사 전환 이후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경영진도 주주환원에 진심


동아쏘시오홀딩스 주주환원 정책/그래픽=조수아
실적이 좋다 보니 주주환원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2021년 사업연도를 기준으로 2023년까지 비경상적 이익을 제외한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배당총액은 △2020년 60억6000만원 △2021년 93억8000만원 △2022년 93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경영진도 주주환원에 적극적이다. 지난 28일 열린 제76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된 정재훈 사장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 목표를 달성했다"며 "주주환원 규모 내에서 배당 후 잔여 재원이 있으면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는 등 앞으로도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새롭게 발표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에는 별도 재무제표 잉여현금흐름 기준으로 50% 이상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3년간 현금배당을 300억원 이상 실시하고, 매년 3% 주식배당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 대표가 말했듯 배당 후 남은 재원은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활용된다. 2021년부터 시작했던 중간배당 정책은 계속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별도 재무제표 잉여현금흐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100% 자회사인 동아제약으로부터 수취하는 배당금"이라며 "박카스, 오쏘몰, 피부외용제, 더마 화장품 등의 매출이 성장하며, 올해도 동아제약의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동아쏘시오홀딩스가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건선성 관절염, 크론병과 같이 자가면역질환에 사용되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의약품 복제약)인 DMB-3115 출시가 임박함에 따라 에스티젠바이오의 실적 개선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DMB-3115는 2022년 11월 글로벌 임상 3상을 종료했고, 지난해 7월과 10월 유럽의약품청(EMA)과 미국 식품의약청(FDA)에 허가를 신청했다. 스텔라라의 해외 시장 규모는 약 23조원으로 추정된다.


PBR 여전히 낮아…증권사 목표주가는 15만원대 형성


동일 업종 내 PBR/그래픽=조수아
최근 주가가 올랐지만,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배로 1배를 하회해 저평가 매력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5.73배, 셀트리온 2.23배, HLB 23.68배, SK바이오팜 23.11배로 동종업계 상장사들과 비교해도 낮은 수치다.

수급도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선정한 가치형 위탁운용사인 베어링자산운용은 올해 들어 동아쏘시오홀딩스의 보유 비율을 8.04%에서 9.10%로 늘렸다. 올해 들어 기관은 68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61억원 가까이 사들였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내놓은 동아쏘시오홀딩스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 평균은 1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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