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본토 첫 공격…'보복 굴레'에 갇힌 세계경제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4.15 05:00
1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반이스라엘 시위대가 팔레스타인과 이란 국기를 들고 모여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AFPBBNews=뉴스1

이란이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13일 밤(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공습을 단행했다. 이후 이란은 보복 공격이 끝났다고 했고 이스라엘의 심각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스라엘이 대응 의지를 비쳐 확전 우려가 남는다. 미국 등 여러 나라는 양측에 추가 대응 자제를 촉구했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등을 종합하면 이란은 13일 밤 이스라엘을 향해 순항 미사일, 탄도 미사일, 무장 드론 등 300대 넘는 발사체를 동원한 공습을 단행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시작된 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해 무력 대응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이번 공격이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자국 영사관 폭격으로 군 간부 등이 사망한 데 대한 보복임을 분명히 했다.

자정 넘겨 이란이 쏜 미사일이 이스라엘 영공에 진입하면서 곳곳에서 사이렌이 울리기도 했으나 대부분(99%)은 공중에서 요격되는 등 큰 피해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일부 미사일 파편에 의해 아이 1명이 다쳤고 남부 군기지가 가벼운 피해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 방공망('아이언돔'으로 불림)이 이란의 전례 없는 공습을 격퇴하면서 사상 최대 규모의 시험을 통과했다"고 평했다.

이란은 일단 이번 공격으로 보복은 일단락됐다는 입장이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는 14일 엑스(X)에서 자국 영사관 피습에 대응한 것이라면서 "문제는 종결된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란이 확전을 피하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풀이한다. 미국에선 미군은 이번 이란 공격의 목표물이 아니었다는 얘기가 나왔고, 공격 시점이 대부분 금융시장이 열리지 않은 때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이란 측이 큰 파장을 원치 않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날 비트코인은 이란 공격 영향으로 한때 8%가량 하락했다. 증시 등 시장이 열리면 90달러 안팎인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향하고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쏠릴 가능성이 있다. 방향 및 움직임 폭은 확전 여부에 달렸다.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을 논의하기 위해 안보 회의를 열고 있다./AFPBBNews=뉴스1

위기감이 고조된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란을 규탄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은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시오스는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통화에서, 이스라엘의 반격을 미국이 지원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각국은 이란과 이스라엘 모두에 자제를 요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외교부는 "당사국들에 자제력을 발휘하고 전쟁을 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스라엘의 요구로 14일 오후 4시(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 긴급회의를 가진다. 같은 날 바이든 대통령은 G7(주요 7개국) 정상들과 이란 공격에 대해 화상회의를 연다.

주위 바람과 달리 이스라엘은 보복을 검토한단 입장이다. 이스라엘 매체 12TV는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에 강경 대응이 곧 뒤따를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이번 사태 대응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범정부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우리 경제와 안보에 리스크 요인들을 철저히 점검해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당국은 유가·환율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현 상황이 공급망, 물가 등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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