짠돌이로 변한 MZ들…"매달 1g짜리 금 사모아요" 중국서 열풍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4.15 05:50
한 달에 1g씩 금 투자에 빠진 중국 MZ세대/그래픽=조수아
중국에서 사는 20대 여성 A씨는 지난해부터 친구의 권유로 금콩을 모았다. 매달 1g짜리 금콩을 사서 작은 유리병에 넣는다. A씨는 SNS(소셜미디어)에 금콩 사진을 올리면서 "부동산과 달리 적은 돈으로도 투자할 수 있고 귀여운 콩을 하나하나 모으는 재미가 있다"고 적었다.

중국 SNS에서 금콩 모으기를 인증하는 젊은층이 늘었다. '금 모으기'를 검색하면 콩 외에도 별, 하트, 총알, 눈사람, 해바라기 씨앗 등 다양한 형태로 된 금을 모은다는 글과 사진이 빼곡하다. 젊은층이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소비 대신 선택한 금투자가 유행으로 번졌다.

중국에선 과거 중장년층이 주소비자였던 전통적 금시장에 MZ세대인 주링허우(1990년대생)와 링링허우(2000년대생)가 들어오며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본다. 젊은층을 대상으로 금을 판매하면서 판매단위가 1g가량으로 작아졌고 모양도 금괴, 동전 등에서 보다 다양화했다. 판매장소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왔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타오바오에서도 금콩은 인기상품이다. 타오바오 통계에 따르면 지난주 '금콩' 관련 키워드를 검색한 횟수는 515만3249회로 전주 대비 647% 늘었다. 금콩 관련 판매물품은 10만4000여건에 이른다.

중국황금협회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금 소비량은 전년 대비 8.78% 증가한 1089.69톤이다. 이 가운데 금 장신구가 7.97% 늘어난 706.48톤, 금괴·화폐류가 15.7% 증가한 299.6톤이다. 협회는 젊은층 사이에서 금콩과 같은 새로운 유형의 금이 인기를 얻으면서 시장이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에서 금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경기침체가 우려돼서다. 지난해부터 중국에서 부동산 위기가 불거지고 소비가 위축되면서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젊은층이 소비보다 자산 모으기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 조성된 것도 영향을 줬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에선 코로나19 이후 젊은층의 불안이라는 심리적 요소의 영향으로 금수요가 빠르게 늘었다"며 "경제성장이 위축되고 예금금리가 낮은 데다 부동산과 주식까지 떨어지니 금으로 투자수요가 몰렸고 올해도 금을 찾는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값이 지난해 중순부터 고공행진을 하면서 투자자들은 큰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2일 오후 2시20분 기준으로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물 금은 전일 대비 1.25% 오른 2402.25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올들어 15.92% 상승했다. 상하이종합지수(올해 2%대) 홍콩항셍지수(0%대) 선전종합지수(-1%대)와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수익률이다.

젊은층의 금투자 열기가 과열되면서 경고의 목소리도 나온다. 중국 현지매체는 1g짜리 금콩 가격이 판매처에 따라 400위안대에서 600위안대(약 7만5912~11만3868원) 사이라며 가격 차이가 상당하다고 경고했다. 일부 금상점이 금콩을 판매만 하고 환매는 하지 않아 판매시 금가격 하락과 환매의 어려움이란 2가지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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