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는 월요일(15일) 오전 10시 4선 이상 중진 당선자들과 간담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권한대행은 "여러가지 (당의) 수습 방안에 대한 중진들의 고견을 듣도록 하겠다"며 "참고하고 여러가지 의견들을 종합해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당 내부에선 차기 지도부 구성에 관해 전당대회 개최와 새 비대위 구성 등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수습 방안에 대해서 중진 의원들과 상의하고 필요하다면 당선된 분들하고 논의를 해서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4선 이상 당선인은 권영세·나경원·이헌승·조경태·김도읍·김상훈·주호영·윤재옥·윤상현·김기현·안철수·한기호·권성동·이종배·박덕흠·박대출·윤영석·김태호 의원 등이다.
다만 직전 비대위를 포함해 윤석열 정부 들어 세 차례의 비대위를 겪은 만큼 조기 전당대회를 개최해 정식 지도부를 선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이제 더 이상 비대위는 저는 아니라고 본다. (당선자 총회를 열어서) 당의 총의를 모아서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총선 참패의 영향으로 당 대표로는 '쇄신형' 인물이 주로 거론된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수직적 당정관계를 개선하고 '영남당' 이미지를 벗어나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수도권 비윤(비윤석열)계 인사가 당권을 쥐어야 한다는 것이다. 수도권에서 생환한 데다 지난 전당대회에서 윤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나경원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다만 안 의원은 당 대표 도전 가능성에 대해 "지금 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반면 더 이상의 혼란을 차단하고 안정적인 당정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관리형' 인물이 대표를 맡아야 한단 의견도 있다. 계파색이 옅은 윤재옥 권한대행(대구 달서을)을 비롯해 친윤계인 권영세 의원(서울 용산),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 등이 해당한다.
서울 송파갑 박정훈 당선인은 이날 YTN라디오에서 "내부적으로 대통령과 소통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 대통령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쓴소리하는 사람이 당대표가 돼야 된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갖고 들어가는 게 오히려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의원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김재섭 당 대표를 뽑으면 확실한 변화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이제 우리는 20대와 30대를 갖고 선거를 치러야지 (민주당 지지가 강한) 40대 50대는 완전히 멀어졌다"고 했다.
이 의원은 "나경원, 권영세 의원도 괜찮지만 획기적으로 이목을 확 끌고 지지부진한 당을 확 나아지게 하려면 김재섭 카드를 써야 한다"며 "최고 험지 도봉에서 (당선)된 게 보통 일이 아니다. 서울·경기 험지 앞으로 포기 안 할 거면 김재섭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김재섭 당선인 등 젊은 당 대표가 괜찮을 것 같다"며 "이준석 전 대표는 0선일 때 했는데 김재섭은 지역구도 오래 관리했고 정치가 뭔지 알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선출에 있어 가장 큰 지분을 가진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들이 비윤계 수도권 인사를 대표로 밀어줄지가 관건이다. 신 교수는 "이 정권은 갈수록 힘이 빠질 수밖에 없고 보수의 입장에서 정권 재창출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대통령의 입김은 더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영남권 인사는 "이번 총선은 참패했지만 TK, PK(부산경남)에서 지켜줬다"며 "한 번 우리(영남) 쪽에서 (당 대표를) 할 때가 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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