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연초 하락세로 안정됐던 모기지 금리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다시 7%로 올라섰다. 지난해 12월 이후 모기지 금리가 7%대로 올라선 것은 4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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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대 다시 올라온 모기지 금리…집 사, 말아?━
생각보다 뜨거운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복병이 됐다. 지난 10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깨졌다. 모기지 금리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전망과 직접적으로 연동되지는 않지만 국채 10년물 수익률과 연동되는 성향이 강하다. CPI 수치에 놀란 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일 단위로 18개월 만에 최고로 뛰었다.
모기지 금리가 높아지면서 미국인들의 주택 마련도 여의치 않아졌다. 적은 금리 차이도 상환 기간이 수십년에 달하는 모기지 대출에선 상환금 총액에서 수십만달러의 차이를 만든다. 게다가 주택 가격도역사적으로 높고 보험 프리미엄과 재산세, 유지보수비도 급격히 뛰었다.
40년 이상 부동산 업계에 종사한 리맥스 에쿼티 그룹의 수석 브로커 빌 브루어는 "지금이 제가 본 최악의 시장"이라며 "과거에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도구가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반기 금리가 인하될 것으로 보고 주택을 미리 구입한 가계는 이자 부담이 늘면서 허리가 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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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 구매자 절반, 금리 5% 밑 될 때까지 '스톱'━
미국의 중위소득 가구는 20%의 주택 매입 계약금과 세전 3분의 1 수준의 원리금 상환을 가정할 때 41만6000달러(3월 금리 기준) 이하의 주택을 살 수 있다. 퍼스트 어메리칸 파이낸셜(First American Financial)에 따르면 3년 전 이 가구는 같은 조건으로 최대 56만1000달러의 주택 가격을 감당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모기지 금리 상승이 지난해만큼 급격한 수준은 아니라고 WSJ은 짚었다. 지난해 모기지 금리는 8%에 육박했었다. 주택시장에서는 일부 고금리에 적응한 시장 참여자들의 모습도 보인다. 프레디 맥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샘 케이터는 WSJ에 "대출자들이 (고금리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최대 모기지 대출업체인 UWM(United Wholesale Mortgage)은 지난해 신규 대출 실적이 15%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는 대출 수요가 다시 늘어날 것에 대비해 1000명 이상의 직원을 신규 고용했다. 이는 평년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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