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도는 국내 비빔면 시장에서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강자다. 시장조사업체 닐슨데이터에 따르면 국내 비빔면 시장은 1800억원 규모이며, 이 중 팔도가 5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경쟁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비빔면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팔도를 뛰어 넘는 제품은 40년째 나오지 않았다. 윤인균 팔도 마케팅팀 책임은 "지속적인 품질 개선을 통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기존 라면과 가장 큰 특징은 조리법과 소스다. 한국야쿠르트(현 hy)는 1980년대 당시 여름철 시원한 비빔국수를 쉽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신제품을 선보였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 전국 유명 맛집의 비빔냉면과 비빔국수 등을 연구해 이른바 '3콤(매콤·새콤·달콤)'한 황금비율 소스를 만들었다. 출시 초기에는 여름 한정판으로 출시했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연중 판매하고 있다.
조리법도 기존 국물라면 제품과는 차별화를 뒀다. 끓는 물에 넣기만 하면 되는 국물 라면과 달리 차가운 물에 한번 씻어내 양념에 비벼 먹는 과정이 더 있다. 다소 생소 할 수 있는 조리법이라 출시 초기에는 국물 라면처럼 끓여먹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조리법을 소개한 "오른손으로 비비고, 왼손으로 비비고, 양손으로 비벼도 되잖아"란 광고음악(CM송)이 주목을 받으면서 각인 효과를 누렸다.
다양한 이색 신제품도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에서 유행했던 '야민정음(야매 훈민정음)'으로 팔도 비빔면을 '괄도네넴띤'으로 적은 제품을 2019년 선보였다. 식품 업계 관행상 핵심 브랜드나 제품명 변화는 흔하지 않은 경우였지만, 팔도는 젊은 층에게 비빔면을 알리기 위해 시도했다. 이 제품은 출시 2개월 만에 1000만개가 팔렸다.
비비면 소스를 따로 담은 '팔도 만능 비빔장'도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2017년 4월 만우절에 팔도가 재미를 위해 기업 블로그에 올린 '팔도 만능 비빔장'을 실제로 출시해 달라는 요청으로 만들어져 1000만 개가 팔렸다. 이후 정식제품으로 판매되면서 2022년까지 누적 판매량이 2000만개에 달한다. 최근 이색 제품으로 딸기를 활용한 봄 한정판 '딸기 비비면'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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