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중국 신용 전망 '부정적' 하향… "부양 조치로 부채 늘 것"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4.10 17:55
중국 수도 베이징의 시내 중심가 비즈니스 지구 모습. 중국의 제조업과 투자는 2개월 만에 개선됐지만 부동산 부문 약세가 여전히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NBS)이 지난달 18일 발표했다. /AP=뉴시스
세계 3대 신용평가회사 중 하나인 피치가 중국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피치 레이팅스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침체로 경제를 끌어올리려 노력하면서 부채가 늘어날 것이라고 신용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 지난해 12월 무디스도 중국에 대한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한 바 있다.

이날 피치의 발표는 다음 주 중국의 1분기 성장률과 중앙은행의 주요 대출금리 결정 등 중국 경제의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둔 시점에 나왔다.
시장은 올해 초 제조업과 수출 부문에서 고무적인 수치가 나온 이후로 중국 경제가 바닥을 친 것인지 판단할 단서를 찾기 위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소시에테제너럴 경제학자 마이클 램은 "이것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중국 부채 증가로 인한 투자자들의 위험은 국가 채무 불이행 위험이 아니라 성장 둔화"라고 짚었다. 반면 크레디트 아그레꼴의 경제학자 샤오지아 지는 피치의 결정은 "신뢰 수준이 이미 낮은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단기 시장심리에 여전히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공 부채는 지난 10여 년 동안 급격히 증가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중국 공공부채는 지난해 중반 기준 국내총생산(GDP)의 80%에 육박해 2010년대 중반 수준의 약 두 배에 달했다. 중국 자체 데이터로도 2023년 말 기준 GDP의 56%로 팬데믹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블룸버그의 최근 공식 자료에 따르면 중국 국채 시장의 외국인 지분은 8% 미만으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해외투자자들은 무디스의 신용 전망 하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0월부터 중국 채권을 순매수해왔다.

피치는 신용전망은 낮췄으나 중국의 장기 외화 발행자 부도 등급은 'A+'로 유지했다. 피치는 주목해야 할 핵심 포인트 중 하나로 "(중국의) 재정 지원이 근본적인 GDP 성장을 재촉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날 피치의 전망 하향에 대해 중국 재무부는 유감을 표했다. 재무부는 정부가 "부채 비율을 잘 관리하고 향후 잠재적인 위험과 과제를 처리하기 위한 정책 여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재정 정책이 성장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옹호했다. 또 피치의 평가 방법이 경제 성장을 안정화하는 데 있어 중국 재정 정책의 "긍정적 역할"과 거시 레버리지 비율을 "미래 지향적 방식으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서 가전제품이나 기계를 업그레이드하려는 가계나 기업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새로운 부양조치를 선보이고 있다. 추가 부양 정책 발표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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