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면 공보의 사라진다"…정부 '복무기간 단축' 카드 만지작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04.10 11:15
줄어드는 공중보건의사/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사진=이미지투데이
공보의 숫자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2000명대로 급감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복무기간 단축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는 의대 증원 이슈 이후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10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체 공보의 숫자는 2865명이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3876명에 달했던 전체 공보의 숫자는 2023년 3175명으로 감소했다. 올해는 약 300명이 더 줄었다. 전체 의과 공중보건의사는 2013년 2411명에서 올해 1213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병역제도 중 하나인 공보의는 군 복무 대신 의사가 없는 마을, 보건소에서 약 3년간 근무한다. 육군 현역병(18개월)과 비교하면 복무 기간이 두 배로 길다. 이성환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장은 머니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이 상태로 가면 5년 안에 의과 공중보건의사는 없어질 것"이라며 "공보의에 대해선 대책이 없는 상황 같다"고 호소했다.

이 대공협 회장은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대체복무제 시행 방안인 '36개월 교정시설 합숙 근무'를 징벌적이라고 평가하며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지 않냐"며 "실제로 공중보건의사는 그것보다 더 긴 37개월 근무한다"고 지적했다.

복지부 역시 문제를 직시하고 있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국방부와 공모의 복무 기간 단축에 대한 협의를 실무적으로 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공보의 근무기간은 복지부와 국방부의 협력이 필요하다"며 "필수의료 패키지 등을 진행한 후 (공보의 복무 단축 등) 본격적인 추가 논의를 위해 준비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근무기간만 긴 것이 아니라 처우에 대한 불만도 계속해서 제기됐다. 지난 2월20일 전공의 근무지 이탈 이후 공보의와 군의관을 대형병원에 파견했는데 이 과정에서 파견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는 일도 없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파견자들은 전공의처럼 주 80시간 근무를 강요당하거나 열악한 숙소를 받는 등 혼란이 극심했다. 익명을 요구한 의대생 A씨는 "공보의를 파견 인력으로 취급하는 모습을 보면서 현역 입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졌다"고 전했다.

지난달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가 병역 의무가 있는 남성 의대생을 대상으로 군 휴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5016명 중 49%인 2460명은 올해 8월까지 현역 사병으로 입대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의대협은 "국가가 군의관이나 공보의를 임의로 차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의대생들의 걱정이 (설문조사 결과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분석했다.

이 회장은 "공보의는 의대생, 전공의가 들어와서 유지가 되는 구조인데 (현역 사병으로 빠진다면) 공백은 더 심해질 것"이라며 "부족한 숫자로 인해 공보의 1명당 업무가 가중되면서 열악한 처우가 개선되지 않고, 또 지원은 계속 줄어드는 악순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의사제를 시행한다고 해도 공보의가 근무하는 격오지까지 올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역의료 공백이 실제로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공보의 복무기간을 군사훈련기간을 포함해 2년으로 단축하는 내용을 담은 '병역법'과 '군인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한 최혜영 의원도 "현재 의료인들이 지방 의료기관을 기피하는 상황에서 공보의마저 제대로 확충되지 않는다면 지방 의료공백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공보의 복무기간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면 의료인이 공보의 복무를 기피하지 않고 참여해 공보의 부족 문제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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