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회담 약속" 미중 대화 길 열었다…옐런의 닷새 방중

머니투데이 우경희 특파원 | 2024.04.09 05:06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8일 닷새의 방중 일정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양국 협력방안을 일부 구체화하는 한편, 미국의 대중국 경제 제재에 대한 추가 회담을 약속하는 성과를 냈다.

[베이징=AP/뉴시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8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닷새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마친 옐런 장관은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에 대한 과잉투자 우려를 제기했으며, 10여 년 전 중국산 철강 덤핑 같은 사태를 다시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다"라고 말했다. 2024.04.08.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옐런 장관은 중국을 떠나기 전 기자회견에서 "보조금을 받은 중국산 수입품으로 인해 (미국의) 새로운 산업이 위축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교류가 미국의 이익을 향상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와 배터리, 태양광 제품 등에 대한 과잉투자 우려를 제기했으며, 10여년 전 중국산 철강 덤핑과 같은 사태를 다시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옐런 장관의 이번 방중은 여러모로 미묘한 시점에 이뤄졌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의 관계 개선, 혹은 중국에 대한 추가적 제재 등 유권자들의 눈에 띄는 성과를 낼 필요가 있다. 옐런이 방중 직전까지 지속적으로 중국의 과잉생산과 공급망 교란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사전 포석을 둔 것은 이 때문이다. 실제 옐런은 중국 방문 중에도 시종 중국과 원론적으로 각을 세웠다.

중국도 피하지 않았다. 이날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원타오 상무부 부장은 전날 프랑스에서 중국 기업 대표들과 원탁회의를 갖고 "중국의 전기차 등 과잉생산에 대한 미국과 EU(유럽연합)의 비판엔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큰 틀의 공방은 있었지만 옐런의 방중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옐런 장관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직접 만나진 않았지만 7일 베이징에서 공산당 서열 2위인 리창 국무원 총리를, 그리고 6일 광저우에서 사실상 권력서열 2위이자 시 주석의 경제철학을 대변하는 허리펑 부총리를 모두 만나면서 시 주석의 의중을 대체로 정확하게 파악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허리펑과의 4시간30분 회동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중 경제 제재 등 전반 사안에 대한 의중을 시 주석에게 직접 전달하는 계기가 됐을 거라는 게 중국 내부 평가다. 이 자리에서 옐런은 "중국이 과잉 생산을 유발하는 정책에서 벗어나야 미국과 중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그러면서 중국 과잉생산과 불공정 무역관행, 미국의 대 중국 경제무역조치 등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양국의 추가 회담을 갖기로 합의했다. 공개된 가장 큰 성과가 이 자리에서 마련됐다.

옐런 방중 이후 양국 간 대화는 더 구체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선거를 7개월 앞둔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미중 관계에서 좀 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자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미국의 제재 국면을 변화시키는 데 지금이 가장 좋은 시기일 수 있다. 리창 총리는 하루 전(7일) 옐런 장관에게 "무역 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의사소통을 강화하고 차이점을 관리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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