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변여행? 온천 가는 꼴"…동남아 기온, 벌써 40도 넘겼다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24.04.08 17:00

미얀마, 태국, 베트남 잇따라 최고기온 경신, 필리핀은 학교 4000개 휴교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인도 벵갈루루 시에 위치한 날루라할리 호수가 가뭄으로 메마른 모습./AFPBBNews=뉴스1
국내 기온이 5월 수준으로 높이 올라간 가운데, 이달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으로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다는 평가다. 농·어업 등 산업 피해는 물론 열사병으로 인한 인명 피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동남아 국가들 줄줄이 폭염경보


방글라데시 기상청(BMD)는 지난 3일 폭염경보를 발령했다. 방글라데시 매체 파이낸셜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 서부 이시와르디 기온이 38도, 수도 다카 기온이 36도까지 올랐다. 다카 기준 4월 평균 최고기온은 34도 안팎이다. 이곳 예보관 무함마드 아부칼람 말라크는 중국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이달 중 폭염으로 기온이 최대 42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카의 경우 지난해 4월16일 40.6도를 기록, 5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얀마, 태국, 베트남에서도 잇따라 4월 기준 최고기온이 관측됐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엑스를 통해 세계 각지의 이상 기상현상을 전달하는 기상학자 막시밀리아노 헤레라에 따르면 이달 초 미얀마에서 기온 44도가 관측됐다. 태국 최남단 핫야이는 40.2도, 베트남 북부 옌차우는 40.6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모두 역대 최고기록이다. 필리핀은 폭염으로 4000개 학교가 휴교를 결정했다.

14억 인구를 보유한 인도도 지난 6일 오디샤, 자르칸드, 차티스가르 등 벵골만 인근 지역에 폭염 경보를 발령했다. 발령 전날 이들 지역 기온은 40~43도로 관측됐다. 평년 대비 2~4도 높은 수치다. 안드라프라데시 주에 위치한 도시 난디알 최고기온은 43.7도에 달했다. 6일 오디샤에서만 열사병으로 8병이 입원했다고 한다.

인도는 오는 19일부터 6월까지 총선을 치를 예정이라 우려가 더 크다. 평균적으로도 이 시기 기온은 종종 45도를 웃돈다. 이 탓에 매년 수십명이 열사병으로 목숨을 잃기도 한다. 집회로 군중이 밀집할 경우 인명 피해 상당수 발생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도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면서 가뭄과 식수 고갈 문제가 극심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변여행? 이제는 온천여행…생태계 파괴 우려"


국제연합(UN) 산하 세계기상기구(WMO)는 2월 동남아 기온이 30도를 웃돌고 있다며 조만간 폭염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와 적도 지역 태평양 동쪽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겹친 결과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베트남 벤 트레에서 한 남성이 머리에 양동이를 뒤집어쓴 채 메마른 땅을 건너고 있다./AFPBBNews=뉴스1
톤 탐롱나와사와 태국 카세삿 대학 조교수는 "지난해 4월에 비해 올해 (태국) 동부지역 물 온도가 상당히 높다"며 "태국 해변여행은 곧 온천여행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고온 현상이 2~3주 더 이어진다면 산호가 파괴돼 해양 생태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싱가폴 동부기상관측소 벤자만 호튼 소장은 "지난 1년간 지구가 경험한 열기는 과학을 놀래킬 정도였다"며 "갈수록 늘어나는 온실가스 탓에 이렇게 될 것이라고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운다는 것은 예상을 넘어서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이 정도의 열기를 버틸 수 있는 곳은 극히 일부 지역뿐"이라며 "인류는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그저 적응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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