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은 황사, 미세먼지와 꽃가루까지 날아다녀 호흡기가 약한 사람들에게는 괴로운 계절이다. 일교차가 크고 대기가 건조해지는 데다 계절 변화에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 면역력이 떨어지고, 호흡기 점막이 약해져 감기·알레르기 비염·천식 등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알레르기 비염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월과 3월에는 약 73만 2000명, 76만 5000명에서 4월에는 각각 100만명을 넘겼다. 3월 대비 35% 이상 증가한 것이다.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도 3월 약 14만 9000명에서 4월 약 16만 1000명으로 8.2%가량 늘어났다.
류혜승 인천힘찬종합병원 호흡기내과 과장은 "봄철 자주 발생하는 미세먼지, 황사 등은 입자가 작아 코점막과 기도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 속 깊은 곳까지 침투하기 때문에 기침과 호흡곤란, 기관지염, 천식 등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고령층, 영유아, 면역력 저하자, 만성 호흡기 환자들은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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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 생활 환경 바꿔야━
알레르기 비염은 항원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병원에서는 콧속에 분무하는 스프레이제, 콧물과 가려움증을 덜어주는 경구용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을 통해 증상 관리를 돕는다. 항원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마스크를 써 호흡기를 보호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집 안에서는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하고 온도와 습도를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코점막이 건조할수록 알레르기 비염이 유발되기 쉬우므로 하루 1.5리터 이상의 물을 마셔 체내에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분을 충분하게 섭취하면 코점막이 쉽게 자극되지 않고 체내 면역력 상승에도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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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지는 황사 천식 주의━
다만 기침과 함께 호흡할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는 천명, 호흡곤란, 가슴을 죄는 답답함 등이 나타난다면 천식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유전적 요인이 일부 작용해 가족 중 천식 환자가 있으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발병 위험이 더 높다. 환경적 요인에는 알레르기 항원(꽃가루, 집 먼지, 애완동물, 곰팡이 등), 공기오염, 흡연 등이 있다.
천식을 방치할 경우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는 '천식 발작'에 말하기 힘들 정도의 기침과 호흡곤란을 겪을 수 있다. 폐 기능 검사, 기관지 유발 검사로 진단하고 천식으로 진단되면 약물치료를 보편적으로 시행한다. 천식 치료에는 좁아진 기관지를 짧은 시간 내에 완화하는 증상 완화제와 알레르기 염증을 억제해 천식 발작을 예방하는 질병 조절제가 주로 쓰인다.
류혜승 과장은 "천식은 완치가 되지 않는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라며 "간혹 증상이 나아졌다고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가 있는데, 만성적으로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혀서 호흡 발작이나 기도 염증이 자주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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