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2600여명 사망·25조원 피해…전쟁 6개월, 출구 없는 가자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이지현 기자 | 2024.04.08 04:55
가자지구를 둘러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 간 전쟁이 7일로 6개월을 맞았다. 수만 명이 사망했고 수백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더 큰 문제는 주변국의 휴전 중재에도 "하마스 종식"을 고수하는 이스라엘에 출구 전략도, 미래에 대한 계획도 찾기 힘들어 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에 최근 고위 군 간부를 잃은 이란이 보복을 선언하는 등 확전 우려가 커진다. 다만 이스라엘이 가자 남부 지역에서 부대 대부분을 철수했다고 밝히면서 변화 여지도 남겼다.

유엔 관계자들이 2일 이스라엘의 정밀 공습에 피격된 월드 센트럴 키친(WCK)의 자동차 잔해를 조사하고 있다. WCK는 이스라엘과 교전중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인도적 식량구호활동을 벌여왔으며 전날 피습으로 7명의 국내외 봉사자들이 사망했다. 2024.04.02 /AFPBBNews=뉴스1
BBC방송은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통계를 인용해 작년 10월 7일 전쟁 발생 이후 지난 3월 말까지 약 3만2623명이 사망하고, 7만5092명 이상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다. 또 사회 기반 시설 파괴에 더불어 식량, 물, 연료, 전기 등이 부족해지면서 가자 지구 내 포위된 지역에 살던 주민 230만 명 중 85%가 피란민이 됐다. 주택 60%가 파괴되는 등 인프라 피해액만 25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유엔의 '통합 식량안보 단계분류(IPC)'가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가자지구 인구의 절반(111만 명)이 재앙적인 식량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며 기근 가능성에 직면했다"고 한다. 전쟁 전까지만 해도 매일 구호 트럭 500대가 가자 지구에 들어왔는데 지난달에는 하루 평균 161대였다. 가자 북부에서는 30일 동안 10번도 먹지 못한 비율이 3분의 2에 달한다.

[가자지구=AP/뉴시스] 18일(현지시각) 가자지구 자발리아 난민촌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무료 급식을 받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 2024.03.19.
전쟁이 길어지면서 이스라엘은 국제 사회와 내부 정치에서 명분과 동력을 잃고 있다. 미국과 카타르, 이집트가 중재한 추가 휴전 협상은 공전하는 와중에 동맹국 미국으로부터는 '최후 통첩'을 받았다.

삐끗거리던 양국의 관계에 분수령이 된 건 지난 1일 발생한 국제 구호 기관인 '월드 센트럴 키친' 차량 피격 사건이다. 이스라엘 무인 항공기에서 발사된 미사일이 이들 차량 3대를 공습해 미국인 1명을 포함한 서방 구호 요원 6명과 팔레스타인 운전기사가 사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4일 이스라엘에 "즉시 휴전"을 주문하고 특히 "이스라엘의 즉각적인 행동을 평가해" 미국의 정책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예루살렘 로이터=뉴스1) 박재하 기자 =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시위대가 한 도로를 점거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내각의 퇴진과 조기 총선 실시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4.04.01 /로이터=뉴스1
이스라엘 내부에선 10만명대 시위가 이어지는 등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여론이 거세다. 전쟁 발생 6개월이 지나도록 하마스에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이 아직 130명가량 남아 있고 하마스 조직 파괴도 못하면서, 전쟁 상황을 네타냐후 총리의 권력 유지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들린다. 전쟁 내각 내부에서도 조기 총선론이 나왔다.

이스라엘을 둘러싼 중동 지역 긴장이 확산할 우려는 커진다. 중동 내 '반미 세력'의 연대가 강화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내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혁명수비대(IRGC) 고위 간부 등 13명이 숨지면서 이란의 보복 움직임이 짙어진다. 블룸버그·AFP 통신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잠시디 이란 대통령실 정무 부수석은 5일 소셜미디어에서 미국을 향해 "비켜서 있으라"고 했고, CNN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주중 이란의 대이스라엘 공격을 우려하고 있다. 하루 뒤인 6일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자신들의 보복 공격이 "최대한의 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7일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에서 지상군을 추가로 철수시켜 1개 여단(2000~3000명 규모)만 남겼다고 밝혔다. 철수 이유에 대해서는 자세한 이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미국의 압력과 이란의 보복 조짐이 이는 중에 나온 소식으로 중동 긴장감 완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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