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라인의 아버지' 스톡옵션 3천만주 포기...일본 압력 탓?

머니투데이 김승한 기자 | 2024.04.07 17:30

신중호 대표, 라인야후 스톡옵션 3분의 1 포기
"日정부 '네이버 지배력 축소' 여파" 분석도
현 주가, 행사가보다 낮아…'퇴진' 가능성 부채질

신중호 라인야후 대표 스톡옵션 보유현황/그래픽=김다나
네이버(NAVER) 출신이자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LY코퍼레이션) CPO(최고제품책임자) 겸 대표이사가 최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일부를 포기했다. 최근 라인야후에서 네이버의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압박과 연관성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 일각에서 거론되는 신 대표의 사퇴설이 현실화 하면 스톡옵션 행사가 어려워진다는 점도 이번 결정의 배경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신 대표는 지난달 31일 2021년 3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부여받은 스톡옵션 중 일부를 포기했다. 포기 주식은 각각 1269만주(행사가 481엔), 1692만주(행사가 783엔)다. 또 2022년 8월 받은 스톡옵션 중 일부(202만2400주, 행사가 454엔)도 포기했다. 이로써 신 대표에게 주어진 라인야후 스톡옵션은 기존 8466만9400주에서 5303만7000주(3163만2400주↓)로 줄었다.

라인야후는 네이버의 관계사다. 네이버와 일본 소프트뱅크는 2021년 지분 50대50으로 합작해 A홀딩스를 출범했다. A홀딩스 산하에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를 두고 있었는데, 지난해 10월 Z홀딩스·라인·야후재팬을 합병한 라인야후를 출범시켰다. 현재 A홀딩스는 라인야후 지분 64.4%를 보유하고 있다.

신 대표의 이번 스톡옵션 포기는 행사 기간은 아직 넉넉하게 남아 있다. 그가 2021년 3월과 10월 받은 스톡옵션의 행사 기간은 각각 지난해 11월 5일~2030년 11월 5일, 올해 11월 11일~2031년 10월 24일이다. 또 2022년 8월 스톡옵션은 내년 8월 19일~2032년 8월 3일이다.

라인야후의 한국법인 라인플러스 측은 "신 대표 본인이 결정한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일각에선 회사 운영에서 네이버 측의 지배력을 줄이기 위한 일본 정부의 입김이 배경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라인야후는 이달 1일 네이버에 일부 위탁 중인 서비스 개발, 시스템 운용 업무를 축소·종료하겠다는 입장을 일본 총무성에 전달했다. 이는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메신저 라인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해 일본 총무성이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행정지도한 것에 대한 응답이다. 일본 정부는 또 소프트뱅크와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도 요구했는데, 사실상 소프트뱅크가 자본을 더 투입하거나 네이버 측 지분을 사들여 51% 이상을 보유한 지배주주가 되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 라인야후 주가가 신 대표의 스톡옵션 행사가격보다 낮은 것도 신 대표의 결정의 숨은 이유로 지목된다. 도쿄증권거래소에서 라인야후는 지난 5일 종가 기준 373.1엔이다. 신 대표가 세 번에 걸쳐 받은 스톡옵션 행사가보다 모두 낮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가 스톡옵션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닌다"며 "주가 상승의 기대감이 없거나 회사의 미래가 어둡다는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신 대표의 사퇴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라인야후 지배력이 소프트뱅크 쪽으로 기울면, 신 대표의 거취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실제로 회사를 떠나면 스톡옵션 행사의 제약이 불가피한 만큼, 이번 포기 결정이 어렵지는 않았을 것이란 해석이다.

한편 신 대표는 네이버가 2006년 인수한 검색 전문기업 '첫눈' 출신 엔지니어다. 2008년 네이버가 일본에서 검색 서비스 사업을 시작할 때 사업을 총괄했다. 2011년에는 메신저 라인 개발에 앞장섰다. 일본 현지에 대한 높은 이해와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그는 라인을 일본 국민 메신저로 키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현재 일본 내 라인의 월 평균 이용자수는 9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70%를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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