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셨죠? 코인 무료로 드릴게요" 솔깃한 제안, 알고보니

리딩 보상 업체 직원과 피해자 간 대화 /사진=금융감독원

#최근 A씨는 로또 리딩방 가입 후 당첨되지 않은 피해자들에게 피해보상 차원에서 무상으로 B 코인을 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상대방은 본인을 로또 리딩업체를 인수한 B 코인 재단의 직원이라고 소개했다. 더불어 직원은 B 코인 지갑 사이트에 가입하면 피해 보상자에게만 시세의 30% 수준으로 코인을 저렴하게 살 수 있다고 했다.

솔깃한 제안에 A씨는 안내대로 투자금을 이체했다. 해당 지갑 사이트에서 보유 코인 수량이 증가한 것도 확인했다. 하지만 A씨는 거래 제한(락업) 해제 예정일 이후에도 B 코인을 팔 수 없었다. 모두 가짜였기 때문이다.

거래소에 상장된 종목과 이름만 같은 가짜 코인을 무료로 또는 시세보다 저렴하게 제공한다고 속여 투자금을 빼돌리는 사기 행태가 번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7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신고된 사례에서 사기범들은 주식 또는 로또 리딩업체를 인수한 코인 재단이라고 소개하면서 피해보상 차원에서 코인을 무료로 지급하겠다며 코인 지갑 사이트 링크를 보내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코인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며 추가 매수를 권유하고, 향후 국내 거래소에 추가 상장 예정이라고 꼬셨다.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경우 보상까지 해준다고 약속했다. 이들은 거래소 상장 예정 문서와 지급보증·확약서 등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사기범들이 가입을 유도한 코인 지갑 사이트는 지갑 기능이 전혀 없는 가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화면에는 코인을 지급받은 것처럼 조작했다. 게다가 저가에 판매하는 대신 일정 기간 락업이 적용된다고 속여 피해자들이 곧바로 알아채지 못하게 했다. 피해자들이 락업이 해제된 이후 매도하려고 했을 때는 이미 사기범은 투자금을 빼돌리고 잠적한 뒤였다. 각종 문서 역시 모두 꾸며낸 서류였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기범이 별도로 제공한 지갑 사이트는 자산 보유 현황만 나타날 뿐, 지갑 주소가 없거나 별도의 송금 기능이 없는 등 지갑으로서 기능을 하지 못했다"며 "약속한 락업 기간이 지나도 매도가 불가능하거나 지갑 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투자금을 유치한 후 잠적하는 수법을 쓴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 간 거래를 통해 코인을 판매한다거나 별도로 가상자산 지갑 사이트 링크를 제공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는 사기일 가능성이 높다"며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