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 고갈 문제가 비단 중국 만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40년 전 자본주의를 받아들인 이후 중국이 최악의 경제침체를 맞아 직장을 잃거나 은퇴자금을 저축할 여력이 없는 젊은이들이 많아진 데다 인구구조 변화까지 겹쳐 은퇴 연령을 뒤로 늦추지 않고는 연금 시스템을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중국은 향후 25년 동안 현재 인구의 거의 40%에 해당하는 5억2000만명이 60세 이상이 된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향후 10년 동안 공적 연금이 고갈될 것으로 전망된다. UBS의 왕타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구 노령화로 인해 사람들은 미래 연금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그들은 앞으로 지급액이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한다"고 밝혔다.
자본주의 첫 10년 동안 공산당은 성장을 더 우선시하고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투자를 포기했다. 그러다 1990년대에 국영기업 개혁으로 수천만 명의 공무원이 일자리를 잃자 중국은 대다수 인구를 포용할 세 가지 기둥의 연금 시스템을 만들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10억명이 넘는 등록자를 보유한 공적 강제연금이다. 두 번째는 기업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개인 및 고용기반 연금이다. 가장 최근에 조성된 세 번째는 2022년 시범 도입된 자발적 개인연금이다.
NYT는 중국의 각 연금 플랜을 지방 당국이 관리하기 때문에 퇴직자가 얼마를 지급받는지는 지방정부의 재정과 특정연금의 수급자 풀 및 규모에 달려있다. 재정과 인구가 풍부한 지방과 열악한 지방 사이 격차가 크다.
중국 정부는 청년들의 개인연금 가입을 독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나고 있다. 중국의 우버에 해당하는 디디(Didi) 운전사 레온 리는 "솔직히 퇴직금으로 은퇴 후 생활할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리랜서 20대 직장인 세자르 리도 "연금을 청구하는 노년층은 많고 연금을 내는 청년층은 적다"며 "우린 결국 혼자가 돼 집에서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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